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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섶 Sep 29. 2020

보이스트롯 결승전 – 박광현과 추대엽


보이스트롯 결승전– 박광현과 추대엽


보이스트롯 결승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것은 결승전 진출자들에 얽힌 이야기나 감정이 개입되어 있는 결과 때문이다. 안타깝기도 하고, 아깝기도 하고, 아쉽기도 한 그 이야기들의 주인공을 특별히 두 명만 추려봤다.      



1. 저평가 우량주 박광현     


보이스트롯에 참가해서 자기 스타일을 확실하게 보여주면서 꾸준하게 그 길을 걸어간 케이스가 박광현이다. 흔들림 없는 자세로 일관된 무대를 보여준 점은 박광현만의 장점이자 미덕이라고 하겠다.     

 

나아가, 박광현은 보이스트롯에 가장 적합한 참가자들 중의 한 명이라고 분명하게 단언할 수 있다. 어떤 참가자들의 경우 노래를 잘하고 경연도 잘 벌이지만 문제는 ‘보이스트롯 이후에 과연 트롯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그 대답을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분명 있다. 노래의 다른 분야가 본업이기 때문에 그 분야의 노래를 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확실하고 당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광현의 경우는 그가 보여준 창법 자체가 트로트만의 그것이고 또 그 테크닉을 사용해서 계속 노래를 해왔기 때문에 시청자층에 형성된 기대치에 따라서 그렇게 노래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 들어 있었다. 그래서 박광현이야말로 트로트 창법으로 트로트를 부르는 가장 확실한 참가자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박광현은 결승전까지는 턱걸이에 가깝게 진출을 했으나 거기까지가 박광현의 몫이었다. 이것은 결과적으로 보면 레전드라고 불리우는 심사위원들의 감이든 개념이든 편견이든 이와 같은 작용들의 결과로 인해 한계를 보였다고 생각되거나 손해를 봤다고 생각되는 현상이 발생되었다고 하겠다.      


경연에서 너무 정통을 추구해서 그랬는지, 트롯을 하는 심사위원들 앞에서 끝까지 꺽기 같은 창법만을 구사해서 그랬는지 그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박광현은 선두 그룹에 끼어 있긴 했어도 언제나 선두 그룹의 후미에 위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결승전에서 뜻밖의 결과가 발생했다. 그 많은 순서와 평가 중에 빠르게 지나간 터라 눈여겨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는 그런 순간은 박광현의 몫이었다.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선두 그룹에서 앞으로 치고 나갈 수 없었는데, 아니 그렇게 평가를 받지 못했는데, 결승전의 전문가 심사에서는 의외로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었다.      


그때 느낄 수 있었다. 한번 형성된 감정이나 기준은 어떤 참가자에게는 평가의 지속적인 프레임이 되기 때문에 그 프레임에서 심사위원조차도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 그 프레임 속의 심사를 당연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그런데 박광현에 대한 평가를 좋게 내렸던 전문가 심사위원들은 그 프레임에 속박되지 않았다. 그 프레임에서 자유로웠기 때문에, 박광현을 그 어떤 선입견도 고정관념도 없이 바라보면서 박광현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레전드 심사위원들의 안목이 절대적이 아니고 상대적이라는 각성을 제공해줄 수 있었다. 물론 이 역시도 깨닫는 사람에게만 해당되겠지만 말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저평가 우량주 박광현이다. 앞으로는 ‘저평가’를 떼어내고 ‘우량주’로만 평가받을 날이 오리라 믿는다.     



2. 오버 페이스 추대엽  

   

추대엽은 일명 불사조로 불리면서 끊질긴 생명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케이스다. 처음에는 불안한 면모를 보이기도 했으나 한번 와일드 카드로 뽑힌 후에는 자신감을 얻은 덕분인지 결승전까지 승승장구했다.      


그런 추대엽이 결승전 듀엣 미션에 이어 개인 미션을 하는 순간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하고 말았다. 듀엣 미션에서는 같이 노래를 하는 이유로 인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으나, 개인 미션을 하는 순간 추대엽 특유의 달달한 성대가 들려주는 소리는 완전히 사라지고, 마치 높은 톤으로 말을 많이 해서 타나나는 소리를 들려주고 말았다.     


이것을 합리적으로 추론해보면 개인 미션에 앞서 부른 듀엣 미션곡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으므로”를 부를 때 고음 부분은 육중완이 담당을 했지만, 그렇게 하기까지 연습을 할 때는 어떻게 했을지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추대엽이 고음 파트를 담당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기본적으로 육중완이 내지르는 분위기에 맞추려면 추대엽 역시도 성대를 써가면서 노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추대엽의 성대에 무리가 가지 않았나 싶다. 고음이 없는 중저음에서도 성대를 많이 사용하면 그런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해하기 쉽게 과장해서 비유를 한다면 시장 좌판대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 계속 말을 하는 사람의 그 성대에서 나오는 특유의 소리 그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      


결승전에서 듀엣 미션을 구성한 멤버들을 보면 성대의 질감이 서로 비슷한 사람들이었으나, 유독 추대엽만은 그러지 않아서 연습할 때 목에 무리가 가지 않았나 그렇게 합리적으로 추론하고 싶다.      


추대엽의 판단 미스에 따른 오버 페이스. 결적인 순간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추대엽의 성향이 단점으로 작용하지 않는 완주를 보여줄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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