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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섶 Oct 05. 2020

나의 오디오 이야기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저의 집에 오는 지인들이 한결같이 놀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그것은 집에 있는 오디오 때문입니다. 보통 생각으로는 음대 출신이라면 남들 못지않은 근사한 오디오가 있을 줄로 생각을 하는 것이 당연했는데, 막상 집에 와보니 이건 오디오라고 하기에는 너무 허름하고 허접한 사각의 기계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커다란 스피커 두 개가 생겨 그나마 오디오 행색이 좀 나아졌습니다. 스피커 덩치가 커지면서 색깔까지 블랙으로 어울려서 말입니다. 전에는 스피커도 작아서 더욱 볼품이 없었거든요. 그런데다가 저 오디오 세트는 딱 조립, 아니 조합했다고 할만큼 제 각각입니다.      


앰프는 그 옛날에 나온 해태 것인데요. 너무 오래되어서 뒤에 선을 끼운 플라스틱이 삭아서 거기에 선을 끼운 다음에 끈이나 철사로 조여 고정을 시켜줘야 합니다. 시디 플레이어는 프랑스 제품이기는 한데 데크에 문제가 생겨서 얇은 핀으로 꺼내야 밖으로 나옵니다.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는 그나마 멀쩡한데 이것 역시 오래된 아남 제품이구요.      



그런데 얼마 전에 들어온 스피커 두 개! 사실 이것은 야외용 스피커입니다. 굵고 커다란 삼각대 받침 위에 꽂아서 쓰는 것입니다. 저 스피커를 야외용 앰프와 함께 준다길래 언젠가 야외 행사용으로 쓸모가 있을 거 같아서 받아두었는데, 그 후에 가만히 아이디어가 떠오르면서 오디오 스피커로 사용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연결해 봤는데 정말이지 대박이었습니다. 그동안 들어보지 못한 꿈의 신세계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조금만 볼륨을 올리는데도 아내가 밑에 집 울리겠다며 소리를 줄이라고 할만큼 울림도 좋았습니다.      

오랜 세월을 거쳐 하나씩 하나씩 조합하면서 탄생한 저의 오디오, 이름을 블랙 사운드라고 붙여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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