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순둥이 불리는 이름만 수십 개였던 너.
늘 부르면 나와 곁을 지켜주던 상냥한 침묵.
눈을 맞추고 머리를 내어주었지만,
기침 소리 외엔 너의 목소리를 들은 적 없다.
작은 체구로 오랜 세월 그 자리를 지키다,
마침내 편안한 보금자리를 얻었을 때,
가슴 깊이 자리하던 무거운 돌이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너는 역시 사랑받을 운명이구나, 안도했다.
편안한 여생은 찰나처럼 짧았지만,
너는 한평생 참 많은 이들의 가슴속 깊이 자리 잡았다.
네가 잠들었다는 소식에 온통 마음이 겨울인 날
화단에 햇살이 내리쬐는 그 자리에 너를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