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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 in Apr 11. 2021

겨우 마흔

드라마 <겨우 서른> 리뷰

 드라마 《겨우 서른, 三十而已》은 대도시 상하이를 배경으로 구지아, 왕만니, 쫑샤오친 세 여성의 시각으로 ‘30세’라는 인생의 중요한 기점에서 겪는 사랑, 우정, 배신, 성공에 대한 이야기이다. 겨우 서른의 《三十而已》이라는 제목이 흥미롭다. 나이 삼십에 이르러, 비로소 어떠한 일에도 움직이지 않는 신념이 서게 되었다는 孔子(공자)의 경험담에서 나온 서른 살을 이르는 “三十而立”라는 성어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극 중 구지아는 육아가 일순위인 가정주부다. 그녀는 늘 교양이 넘치고 남들 앞에서 남편의 기를 살려주고, 얼굴도 예쁘고, 집안일도 잘하고, 외조와 내조가 모두 가능한 완벽한 현모양처의 여성상이다.


 상하이 생활 8년 차인 왕만니는 명품 매장에서 일하며 상류층 VIP들을 상대하며 직장에서의 성공을 위하여 고군분투하지만 화려한 매장을 벗어나 집에 오면 정수기 한 대 가격에도 벌벌 떨며 일회용 필터로 버티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여전히 부모의 그늘에서 못 벗어난 아직 아이 같고 우유부단한 쫑샤오친. 이기적이고 소통이 안 되는 남편과 사는 것이 참기 힘들었던 그녀는 30세 생일에 충동적으로 남편과 이혼을 한다. 고분고분 남이 시키는 대로, 타인의 기대 속에서만 살았던 그녀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시작하며 순탄치 않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글쓰기로 마음을 달래며 안정을 찾아간다.




 서른 살의 그녀들이 겪는 상황들은 어쩌면 내 이야기 같고, 내 친구 이야기 같다. 서른 살의 내가 생각난다. 부푼 꿈을 안고 내 열정을 바쳐 일했던 회사에서 제대로 된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월급에 쪼들린 생활로 마트 계산대 앞에 설 때면 가슴이 두근거렸다. “상황이 좋아지면 모두 보상받을 수 있을 거야.” 내 선택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서른 살의 실패를 인정하지 못한 채 열정이라는 단어로 스스로를 애써 포장하며 그 시간을 버텨냈다. 돈의 가치에 대해서 처절하고 씁쓸하게 온 몸으로 배운 시간이었다


 일에 대한 열정을 잊고 삼십 대의 대부분의 시간을 가정주부로 살며 육아에 힘을 쏟았다. 서른 살의 쓰디쓴 실패의 경험을 맛보고 아이를 돌보며 열심히 살았던 삼십 대의 내가 있었고, 사십 대의 지금은 나를 들여다보고 나에 대한 이야기를 쓰며 나를 알아가고 있다.


  공자가 말하는 “三十而立” 은 서른 살에 자신의 인생관을 세운다라는 뜻이다. 현대인들이 이해하고 있는 사업에서의 성공과 결혼을 통한 독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정신없이 맞이했던 십 대와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던 이십 대의 시기를 거쳐  달고 쓴 여러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을 세우게 되는 나이가 서른이다.  


 마흔을 훌쩍 넘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내가 잘 살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은 끝이 없다.  중요한 것은 현재를 잘 살아내는 것이다. 나이에 얽매이지 말고 타인의 잣대에 흔들리지 않고 각자의 속도와 시간대에 맞춰 어제보다 오늘이 성숙하다면 우리 모두의 현재는 가치가 있다.  


我觉得写作是这世界上

저에게 글을 쓰는 것은


心灵最好的避难所

가장 좋은 마음의 피난소에요.


能写字是种运气

글을 쓸 수 있는 건 행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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你的文字就是你

글은 당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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铸起来的铜墙铁壁

글을 써서 자신의 철옹성을 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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在这里面可以展露最真实的自己

그 안에서 진짜 자신을 표현 할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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每天给自己扎上几千字的马步

매일 몇 천자 씩 쓰고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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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也就稳了

마음이 안정될거에요.

三十而已 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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