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나의 빈센트>를 읽고
“내가 무언가를 잘해서가 아니라, 내가 어딘가 탁월해서가 아니라, 내가 그저 나이기 때문에 사랑해주는 사람의 눈길. 우리는 그 속에서 기적을 본다. 그리고 희망을 본다. 그런 조건 없는 사랑의 체험이야말로 어떤 칭찬이나 조기교육보다 아이를 성장시키는 힘이다”
『빈센트 나의 빈센트, 정여울』
만약 빈센트 반 고흐의 부모님이 꿈을 찾은 고흐가 그 꿈을 잘 찾아갈 수 있도록 응원을 해주었더라면 고흐의 비극적인 삶은 달라졌을까? “대단하구나!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별을 그릴 수 있니?” 그는 아이처럼 부모님의 칭찬을 간절히 기다렸을 것이다. 자화상 속 빈센트 반 고흐의 슬픈 눈빛이 한없이 애처롭게 보인다.
엄마의 시선으로 『빈센트 나의 빈센트』속 고흐와 그의 그림을 바라본다. 내 아들이 고흐처럼 맘이 외로웠으면 어쩌나 긴장이 되었다. 내 아이의 서툴렀던 모든 행동의 원인이 내게 있었음을 알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 걱정 대신 칭찬과 격려, 위로를 아끼지 않고 서투름을 품어줄 수 있는 넉넉한 엄마였다면 좋았을 걸…….
가슴을 칼로 도려낸 듯 아프고 미안함과 죄책감이 든다.
『라틴어 수업』의 저자 한동일 신부님의 어머니는 남달리 성격이 까다롭고 음식 타박도 많았던 저자를 무던히도 인내하시면서 지켜봐 주셨고 훗날 저자는 부모님의 인내와 믿음이 거대한 사랑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그때 비로소 철이 들었다고 한다.
부모님이 남긴 향기는 제 안에 여전히 살아 있지만 그다음을 만들어가는 것은 제 몫이라는 사실입니다."(라틴어 수업, 한동일)
『맹자(孟子)』의 공손추(公孫丑> 상(上) 편에 ‘발묘조장(拔苗助長)’이라는 말이 있다. 싹을 억지로 뽑아 길게 자라도록 도와준다는 뜻으로 조급함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望子成龙、望女成凤 아들은 용이 되기를 바라고, 딸은 봉황이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기대는 당연하다. 그러나 너무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 부모가 양육에 있어서 조급해진다. 우리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은 삶의 자세와 태도이다. 즉 인내와 끈기를 배워야 한다. 아이가 해낼 수 있음을 믿고 조바심을 내지 말고 여유 있게 기다려주자.
자식농사가 말처럼 쉽지가 않다. 때로는 노력에 비해 참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부모의 위치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고 부모로서 아이에게 주어야 할 사랑이 있다. 조건 없는 사랑을 주되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자 같은 부모가 되어주는 것이 좋은 부모이다. 행복한 하루를 잘 살아나가는데 도움이 되도록 아이의 마음 밭에 사랑의 씨앗 한 톨을 뿌려보자. 훗날 엄마가 안아주었던 그 따뜻한 마음을 생각하며 아이는 삶을 씩씩하게 버텨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