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다리를 90도로 끌어올리는 하프밴드까지 성공했다. 몇 초간 유지도 했다. 머리서기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두려움이다.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는 순간 나는 뒤로 넘어지는 모습을 먼저 떠올렸다. 단단하게 서 있는 내가 아니라 쿵 하고 떨어졌던 과거의 나를 떠올렸다.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중력을 거스른 다리는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하고 발끝까지 그 두려움이 전해진다.
처음 요가를 시작했을 때 1년 반이 넘도록 벽을 사용하여 머리서기를 했다. 그 후로 나는 벽이 없으면 머리서기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아무런 기대없이 머리서기를 시도하다 매우 자연스럽게 다리가 들리면 그때부터 나는 긴장한다. 모든 동작이 부자연스러워진다.
시도하기도 전에 실패를 예상한다. 떨어질 것을 기대한다. 내가 넘어서지 못하는 것은 바른자세도 충분한 힘도 아니다. 나는 실패하는 내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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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 삶의 태도임을 발견한다.
내 생각의 습관은 성공을 먼저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실패를 떠올린다. 도전하더라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 반복한다. 결국 스스로를 '해내지 못하는 사람'이라 믿어버린다. 더이상 도전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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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라보는 '나'를 바꾸기로 결심한다.머리서기에 성공하는 나를 그려본다. 온 몸으로 느끼고 상상한다.
두려움이 사라지고 그게 현실이 될때까지
나는 계속 '성공하는 나'를 떠올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