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시절 동아리 선배였던 '김설규'가 최근 발간한 책 <평범한 직장인의 평범하지 않은 불안 다루기>를 오늘 퇴근 길에 읽었습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 인문신간 평대
김설규 형은 올해 5월에 발간된 저의 책 <반환 미군기지의 흔적을 찾아서>에 자극을 받아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설규 형은 두달 전쯤 저에게 부탁 하나를 하였습니다. 자신의 블로그에 쓴 '불안장애'에 대한 글을 읽어보고 소감을 공유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출퇴근길에 가끔 설규형이 쓴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누군가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쓴 글에 대한 최소한의 응원은 '좋아요'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며칠 후 설규형은 저에게 카카오톡을 통해 자기 글이 어떤지 생각을 나누어 달라고 했습니다. 글을 다 읽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글에 대해 논하는 것이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왔기에, 글을 다 읽고 이야기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블로그 글을 통해 형에 대해 몰랐던 부분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이 있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불안장애라는 것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고 답하였습니다. 불안장애라는 것이 의지력이나 정신력이 약해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누구나 불안장애라는 것에 걸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라도 주변에 불안장애 또는 불안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전보다 이해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설규형은 블로그에 올린 불안장애 관련 글들을 책으로 발간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제게 책 출간 관련하여 이것저것 문의하였는데, 저는 제가 아는 선에서 답을 해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불안장애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보다는 김설규라는 사람이 경험한 불안장애에 대한 이야기에 포커스를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형은 제게 책 제목을 무엇으로 하면 좋겠냐고도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머뭇거리며 글을 다 읽어보고 생각해본 후 답을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여름휴가를 다녀오게 되었고, 휴가 후에 설규형이 책 표지 초안을 제게 보내주었습니다. 책 표지 초안이 나왔다면 이미 책 발간의 마무리 단계라고 볼 수 있기에 저는 설규형의 추진력에 깜짝 놀랐습니다.
온라인에서 책의 판매가 시작된 것을 알고 저는 바로 책 주문을 하였습니다. 이미 블로그에서 읽었던 글들이 많아서 금방 읽을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설규형이 그간 힘들게 살아왔다는 것을 다시 알게 되었고 형이 참 고생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어 어느 새 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동시에 저의 어렸던 시절과 암흑과도 같았던 학창시절이 떠올랐습니다. 그 시기를 어떻게 견디며 현재까지 왔는지 가슴이 저려왔습니다. 저는 그나마 불안장애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으니 운이 좋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는 힘들었던 시절 혼자서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때로는 울면서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렸던 것 같습니다. 지금 이 고통의 시간들을 잘 이겨내면 훗날 기쁨의 시간이 올 수도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갖고 하루하루 견디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저의 방법이 최선의 방법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미약하나마 도움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만일 저의 그 암흑같은 시절에 김설규의 <평범한 직장인의 평범하지 않은 불안 다루기>와 같은 유형의 책을 접했다면 그 힘든 시간들을 좀 더 수월하게 이겨냈을 것 같습니다. 추천사에 적혀 있는 것처럼 이 책은 일종의 불안장애 예방주사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불안장애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 책을 읽으며 불안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면에서 투박한 책일 수 있지만 힘들 때마다 다시 꺼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기에도 짧은 인생인데,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고통가운데 꾸역꾸역 힘들게 살아갈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설규형님 책 내느라 고생 많으셨고 축하드립니다. 책을 통해 발견한 형의 상처 입은 치유자의 모습에 저 또한 힘을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