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캐나다앨리 Jan 05. 2021

나에게는 그리운 고향이 있다.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힘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던 시절, 매년 두 번 이상 연휴에는 부모님이 계시는 부산으로 가야 했다.


KTX 연휴 표 오픈하는 시간에 맞춰 광 클릭하여 표를 구하는 것이 워낙 경쟁률(?)이 심해서 표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그럴 땐 비행기든 버스든 암표든 수단을 가리지 않고 찾아야 하는 것이 가끔 귀찮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느 추석 무렵 내가 부산 가는 표를 못 구해서 낙심하고 있던 그날, 직장 동료가 건넨 한 마디가 문득 떠오른다. "대리님은 좋겠어요~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고향이 있잖아요! 저는 서울이 고향이라 가끔 어디 훌쩍 떠나고 싶어도 막상 갈 곳이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지금 생각해 보니 참으로 맞는 말이다!


고향은 꼭 태어난 곳이라기보다 내가 가고 싶은 곳, 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 곳일 것이다.


나에겐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나를 두 팔 벌려 안아 줄 다정한 고향이 있다. 그 든든한 고향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내가 어떤 일이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한 도전을 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내 고향의 지구 반대편 타국에서 살고 있지만 그곳을 떠올리며 그곳으로 가는 날을 자주 상상하곤 한다. 이내 마음의 깊은 위로와 함께 어려운 이 시기를 더 열심히 버텨내야 할 이유가 된다. 그래야지 그곳에 갈 수 있기에! 어쩌면 팬데믹 시대를 이렇게 타국에서 보내는 것이 나에게는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그리운 고향이 있다. 

그래서 오늘도 희망의 하루를 시작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만난 이탈리아 사람들의 특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