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마다 우울해지는 나를 세우는 기술

관성, 이놈의 관성

by 왼손별

12월이면 괜스레 우울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올해는 유독 연말 기분이 안 난다”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늘어난다.

아마 일 년을 잘 보냈다는 안도보다는, 한 해를 이렇게 또 보낸다는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져서일 것이다.


2년 전부터는 연말에 느끼는 우울감이 싫어 하루를 빼곡하게 채우는 연습을 했다.

2023년의 목표는 한 달에 하나씩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미국 여행을 갔고, 글쓰기 클래스를 신청했고, 요리 수업을 들었다. 매달 새로운 경험을 쌓는 데 집중했다.


2024년엔 나를 바로잡는 연습을 했다.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줄이는 대신 나와 보내는 시간을 늘려갔다. 그러면서 나의 과거를 찬찬히 돌아봤다.


2025년엔 나만의 생산적인 루틴을 만들고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 말씀을 묵상하고, 주 3회 이상 운동을 하고, 꾸준히 책을 읽고 글 쓰는 습관을 들였다. 빅데이터 분석기사 자격증을 땄고, 회사 팀원들과 책을 출간하며 바쁘게 지냈다.


그런데도 왜, 여전히 불안이 남아 있을까.


브런치에 마지막 글을 남긴 건 8월 27일.

9월엔 출간 일정으로 누구보다 바빴고, 가을에는 잠시 나를 풀어주기로 했다. 빡빡한 계획 없이 쉬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알게 됐다. 나는 스스로를 잡아주지 않으면 금세 옛 습관으로 돌아가는 관성이 있다.

“술 취하지 말자”라는 다짐이 없으면, 술을 마시고 꼭 실수를 한다.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나도 알 수 없는 행동을 반복한다.

나의 미래를 그려보지 않으면, 의미 없이 보내는 하루가 늘어난다.

그래서 다시 브런치로 돌아왔다.


일기장에만 머물던 문장들을 여기로 옮겨 적으며 나를 다시 세우려고 한다.

2026년을 잘 맞이하기 위한 작은 다짐이랄까.


‘1만 시간의 법칙’이 있다.

하나의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최소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내용이다(말콤 글래드웰, Outliers, 2008).

하루 3시간이면 10년, 10시간이면 3년이 걸린다.

거창한 성공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데 하루 3시간은 투자해보려 한다.


공부도 오래 앉아 본 사람이 하고, 맛도 많이 먹어 본 사람이 더 잘 느낀다고.

마음이 우울할 땐 브런치에 글을 쓰며 마음을 정리하는 이 관성은, 꽤 마음에 든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더 나은 나에게 기울어간다.


[글을 덮기 전, 오늘의 한 곡] 아이유 - 돌림노래

이 지겨운 돌림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