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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이 Aug 22. 2024

코닝 - 버팔로 - 나이아가라 - 토론토 - 천섬 여행

아이와 단둘이 미국 정착기

이번 편의 여정은 코닝 - 버팔로 - 나이아가라 - 토론토 - 천섬입니다.


- 뉴욕에서 나이아가라까지 차로 거의 7시간 정도 걸리기에 중간에 코닝이라는 도시 근처에서 자고 왓킨스 글렌 주립공원과 코닝 유리박물관에 들리기로 했어요.


- 뉴욕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왓킨스 글렌과 코닝 유리박물관이 갈라지는 길이 나오기에 그 근처에 있는 Quality Inn이라는 호텔에 묵었습니다. 


아무 정보도 없이 그냥 가는 길에 있는 저렴한 숙소를 골라서, 그리고 막상 가보니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곳에 호텔 하나 덩그러니 있어서 걱정했는데 의외로 괜찮았어요. 4인실 하룻밤에 100달러도 안 되는데 조식도 포함이고, 조식 중에 즉석 와플이 있었는데 의외로 맛있어서 깜짝 놀랐네요.

https://maps.app.goo.gl/JjfBtU9d18UoNxbx9

- 다음 날 오전에 왓킨스 글렌 주립공원에 갔습니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차량 한 대당 주차비를 받아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입구에 있는 기계에 돈을 넣고 주차표를 뽑아서 차 안에 두시면 됩니다.


- 주립공원이라 별 기대 안 했는데 너무 멋있었네요. 뉴욕에 있다가 여기 오니 저는 역시 도시보다는 자연 취향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 트레킹을 하고 나서 입구에 있는 피크닉 테이블에 앉아서 싸가지고 온 주먹밥과 삶은 계란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저는 미국 내에서 여행할 때에는 휴대용 밥솥과 일렉트릭 핫팟을 꼭 들고 다니거든요. 쌀밥 짓는 것과 계란 삶는 건 냄새가 안 나서 호텔방 안에서도 할 수 있어서요. 밥을 짓고 집에서 해 간 멸치볶음으로 주먹밥을 만들어 삶은 계란과 함께 먹었는데, 자연 속에 있으면 이런 식사가 진짜 꿀맛이에요. ㅎㅎ


- 오후에는 코닝 유리박물관에 갔어요. 아이들은 무료라서 어른 표만 결제했습니다.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만들기 프로그램이 많던데 대부분 매진이라 참여 못 했어요. ㅠㅠ 가실 분들은 미리 예약되는지 알아보고 예약하고 가면 좋을 것 같아요.


- 유리공예를 시연해 주는 클래스들이 많아서, 박물관 싫어하는 저희 집 아동도 재밌게 봤어요. 작품들도 하나같이 다 멋있고, 기념품샾에서 파는 물건들도 너무 예뻤어요. 하나 득템해왔네요. 


- 저녁에는 버팔로에 있는 에어비앤비에서 잤어요. 앞서 긴 여행을 여러 번 가고 난 경험상, 긴 여행에서는 중간중간 에어비앤비에서 묵으면서 장을 봐서 제대로 된 식사도 해 먹고 빨래도 하면서 쉬는 게 좋더라구요. 근데 제가 직접 에어비앤비 예약을 처음 해본 터라 ㅠㅠ 저는 가정집처럼 생긴 곳은 다 세탁기가 있는 줄 알았거든요? 근데 제가 예약한 곳은 에어비앤비 전용 가정집이고 주인이 안 사는 것인지 세탁기가 없더라구요;;;

에어비앤비의 화장실 인테리어가 넘나 취향저격이라 찍어 보았어요.

- 저녁은 버팔로윙의 원조라는 anchor bar에서 버팔로윙과 피자를 포장해 와서 먹었어요. 전 매장에 직접 가서 IPA 생맥주의 맛을 보고 싶었지만 아이들이 밖에 나가기 귀찮다고;;; ㅎㅎㅎ 근데 갔더니 대기줄이 길어서 투고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네요. 우버이츠로 미리 픽업 주문하고 시간 맞춰 가시면 편합니다.


- 버팔로윙은 소스를 선택하면 그 소스에 버무려서 주는데, 저희는 오리지널 맛이 궁금해서 그걸 선택했어요. 근데 후기에 다들 신맛 난다고 하던데 진짜 그렇더라구요;; 담에 또 먹을 일 있으면 다른 소스를 선택하겠어요. 후기 보면 버팔로윙보다 피자 맛집이라고 쓰여있던데 진심 페퍼로니 치즈 피자가 너무 맛있었어요. 


- 아침에 야무지게 레토르트 김치제육볶음 데워서 쌀밥 지어먹고 남은 걸로 점심에 먹을 삼각김밥까지 만들어 나이아가라로 출발했어요. 


버팔로에서 약 20분 정도 가면 미국 측 나이아가라가 나옵니다. 여기서 CAVE OF WIND라고 우비 쓰고 폭포 아래까지 걸어가는 체험을 했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폭포물 쫄딱 맞고 그 사이 무지개도 보았습니다.


- 이후 캐나다 쪽 나이아가라로 넘어갑니다. 입국심사 살짝 긴장했는데 별 질문 없이 통과했어요. 


- 캐나다에서는 야심차게 그 비싸다는 메리어트 폴스뷰로 예약했어요. 좋은 방 배정받으려고 체크인 시간보다 먼저 가서 프런트에서 좋은 방 달라고 굽신굽신 했네요. 방에 들어가니 눈앞에 나이아가라가 뙇! 어찌나 감격했던지...


그런데 한참 있다가 이상한 점을 눈치챕니다. 창 정면에 큰 창틀이 딱 시야를 가리고 있길래 '메리어트가 설계를 잘못했네'라고 생각했는데, 저희 일행이 다른 사람들 후기를 찾아보다가 다른 사람들의 방에는 이 프레임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 아아... 애써서 일찍 왔는데 이게 뭐람.. 


잠시 방을 바꿔달라고 할까 고민했으나 체크인 한 지 시간이 좀 지났기도 하고, 이미 다 풀어놓은 짐을 싸서 애들과 이동하기도 그렇고, 옮기는 방이 더 좋으리라는 보장이 있을 거 같지도 않고... 그냥 하룻밤이라 참기로 했네요. 다행히 사이드에서는 시야 가리지 않고 잘 보였어요.


- 짐을 풀고 밖으로 나와서 크루즈를 타러 갔어요. 길을 걷는데 캐나다 넘어오니 어쩜 그리 거리도 깨끗하고 공기도 맑은지... 뉴욕에서 대마초 냄새에 찌들어 있다가 캐나다 오니 너무 상쾌하고 기분 좋았네요. 


- 미국 측 크루즈는 파란 우비, 캐나다 쪽 크루즈는 빨간 우비를 입어요. 2층 선수 제일 앞쪽에 타면 폭포를 정면으로 볼 수 있다길래 눈치싸움 끝에 자리를 쟁취하고 ㅋ 홀슈스 폭포로 들어가 온몸으로 물을 다 맞고 나왔네요. 너무 재밌었어요. 전 나이아가라의 여러 액티비티 중 하나만 고르라면 크루즈를 선택하겠어요. 다만 다른 자리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어요. 


- 짚라인도 타려고 했는데 이 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운영을 하다 말다 하길래 그냥 왔어요. 


- 저녁은 스카이론에서 먹었습니다. 듣던 대로 경치가 넘 훌륭했고, 음식도 생각보다 맛있었어요. 그리고 뉴욕에 있다 왔더니 캐나다 물가가 왤케 싸게 느껴지는지... ㅎㅎㅎ 


- 나이아가라 근처에서 저녁 10시쯤 불꽃놀이를 해요. 저희는 식사가 늦어져서 불꽃놀이를 스카이론 전망대에서 봤는데 사람이 많아서 잘 보지는 못했네요. ㅠㅠ 방에 들어와서는 나이아가라 야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잠들었어요. 


- 다음 날 일정은 토론토였어요. 전체 일정이 빠듯해서 토론토는 스치기만 할 작정으로 숙소를 천섬으로 잡았는데, 안 그래도 바쁜 일정에 코인세탁소 들르느라 더 늦어졌네요. 빨래가 잔뜩 쌓였는데 뒤에 묵는 호텔들 홈페이지에 코인세탁기가 있다는 말이 없어서요. 


근데 이후 여행해 보니 고급 호텔들은 라운드리 서비스가 있고, 로드트립 여행자 또는 비즈니스 손님들을 위한 호텔들은 대부분 코인세탁기가 다 있더라구요.


- 토론토 가는 길에 있는 코인세탁소를 검색해서 아무 데나 들어갔어요. 작은 타운 안에 있는 곳이었는데 카드결제가 안 되어서 그 근처에서 현금을 인출한 다음 코인으로 바꾸어서 사용했어요. 


- 빨래를 기다리면서 옆에 있는 팀 홀튼에서 간단히 커피와 팀빗으로 점심을 먹었어요. 전 한국에 팀 홀튼 들어올 때 사람들이 하도 난리여서 되게 좋은 데인 줄 알았거든요? 근데 던킨 도너츠 비슷하더라구요. ^^; 그리고 시골마을에 있는 작은 지점이라 맛이 덜한 건지 딱히 맛있다는 생각은 안 들었네요. 


- 식사를 마치고 달러라마(미국의 달러트리 같은 곳)에 들러서 이런저런 물건들을 한참 구경했어요. 물건값이 많이 싸서 놀랐네요. 


- 처음에는 토론토 관광할 시간도 부족한데 코인세탁소 들려야 하는 게 너무 아까웠는데, 의외로 관광명소 가는 것보다 이 시간이 더 재밌었어요. 진짜 로트트립 느낌도 나고요. ^^


- 세탁을 마치고 토론토로 출발합니다. 토론토 시내 관광명소라고 나온 데 중 딱히 마음을 끄는 곳이 없어서 '까사 로마'라고, 성처럼 지어진 대저택 박물관에 들렀어요. 겉에서 본모습도 멋지고, 내부도 잘 보존되어 있어서 만족했네요. 입장권과 별도로 주차료를 내야 합니다. 

홈피 사진이 아니라 직접 찍은 거예요. 막 찍어도 이렇게 나옵니다. ^^


https://maps.app.goo.gl/f8g8MEFexSUmWCNC9


- 천섬까지 이동하는 길에 일행이 스시가 먹고 싶다고 해서 구글 검색으로 찾아갔거든요? 근데 여기 완전 대박... 자리에 앉았는데 주문받으러 오신 분이 갑자기 한국말을 하시더라구요. 한국분이 운영하는 가게였어요. 


스시도 너무 신선하고 맛있고, 서비스가 너무 친절하셨어요. 제가 혹시 김치 있냐고 여쭤봤더니 손님용으로 나가는 건 없는데 직원들 식사라며 깍두기를 주셨는데 그게 또 그렇게 맛있고... 메뉴에 광어 같은 활어회 스시는 없는데 간혹 들어오는 날에는 한국분들한테 주신대요. 암튼 전 북미 쪽에서 먹은 스시 중 여기가 제일이었어요. 강추합니다.

https://maps.app.goo.gl/5xUKb6Ms98z6A8h9A


- 천섬 착 예상 시간이 밤이었기 때문에 천섬 초입에 있는 Comfort Inn & Suites Thousand Islands Harbour District에 묵었어요. 방 깔끔하고 조식도 주고..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https://maps.app.goo.gl/GZFFLhTELVvqwEhN7


- 다음 날 체크아웃 후 천섬 드라이브를 시작했는데, 이 날 따라 종일 추적추적 비가 왔네요. ㅠㅠ 비 오는 천섬의 풍경은 양평 그 잡채...... 중간중간 크루즈 탈 수 있는 선착장도 있었지만 이것도 못 타고.. 게다가 비가 와서 전방을 주시하며 운전하다가 어느새 드라이브는 끝나 버리고... 천섬을 봤다고도 안 봤다고도 할 수 없는 애매한 여행이었어요. ^^;


- 하지만 그다음 몬트리올로 가는 길에 들른 작은 마을들이 좋았어요. 먼저 브록빌에 가서 타운을 구경하고 간식을 사 먹고 항구를 산책했어요. 

동네 교회의 클라쓰!
빨간 현관문이 예뻐서 찍었는데 변호사 사무실이었네요. 어쩐지 소송도 잘하실 것 같은... ㅎㅎㅎ

- 그다음에는 콘웰이라는 도시에 있는 쇼핑몰에 들러서 점심을 먹었어요. 여기서 푸틴을 첨 먹었는데 제 입에는 그닥...... 바삭한 감튀에 소스를 왜 이리 붓는답니까? ㅎㅎ 그 뒤 옷가게 구경하다가 아이 긴바지 두 벌을 17 캐나다 달러에 건진 것은 좋았네요. ㅎㅎ


몬트리올부터는 다음 편에 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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