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
오늘날 크리스천이든 아니든 동일하게 양심에 화인 맞아 그것이 죄인 줄도 모르고 매일 저지르는 죄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남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야고보서 4장
12. 입법자와 재판관은 오직 한 분이시니 능히 구원하기도 하시며 멸하기도 하시느니라 너는 누구이기에 이웃을 판단하느냐
There is only one Lawgiver and Judge, the one who is able to save and destroy. But you—who are you to judge your neighbor?
이처럼 판단의 권한은 하나님께 있을 뿐이고, 우리는 그 누구도 판단할 자격이 없으며,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남을 판단하지 말라'고 분명히 명령하고 계십니다. 이런 명령은 수없이 되풀이되지요.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 우리가 전지(全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흔히 하나님의 속성 중 대표적인 것으로 '전지전능'을 꼽는데요. 사실 전지와 전능은 별개의 개념입니다. 전지는 '모든 것을 아는 것'이고, 전능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우리는 전능하지 않아도 전지하기만 하다면 남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지하지도 않기 때문에 남을 판단할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남이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그 속마음이 어떤지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나마 전자의 경우에는 비교적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있지만, 속마음은 전혀 (어쩌면 자기 자신조차도) 알 수 없기 때문에 남을 옳게 판단할 가능성은 0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면, 매주 예배 시간에 대충 아무 거나 걸친 차림새로 항상 늦게 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보면서 은연중에 '저 사람은 예배 자세가 안 되어 있어' 하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그가 예배를 소홀히 해서 그러는 것인지, 어디가 아프거나 다른 사정이 있어서 일찍부터 잘 준비하고 올 수 없는 상황인지 판단할 방법이 없지요.
둘째, 우리는 남들보다 조금도 나을 것이 없는, 그와 똑같은 죄인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작년에 동성애에 반대하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 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옳고 그름은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 정하신다. 스스로 크리스천이라고 하면서 하나님이 죄라고 하신 것을 아니라고 할 수 없다.'였습니다. 자기 신념이나 사상을 하나님의 말씀보다 우선시하지 말라고요.
저는 기회가 될 때마다 그런 메시지를 전하곤 하는데, 그때 가장 방해가 되는 게 무엇인지 아십니까? 제가 저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크리스천은 동성애 하는 사람을 혐오하고 있고, 그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받아들인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저한테 화를 내지요.
왜 저렇게 받아들이냐면, 실제로 많은 크리스천들이 동성애 하는 사람을 혐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완전히 나와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취급하면서 상종 못할 죄인으로 여기고 멸시하는 교인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동성애라는 행위 그 자체는 성적인 죄에 해당하는데, 우리 인간들은 한 명도 예외 없이 성적인 죄를 저지릅니다. 성경에 따르면 성관계는 오직 결혼한 부부 사이에만 허락되는 것인데 요새는 혼전순결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진 지경입니다. 2차 성징에 눈을 뜨면서부터 음란한 생각을 수시로 하고, 각종 매체들을 통해 그런 문화에 노출되지요. 결혼한 후에도 (꼭 외도를 하지 않더라도) 배우자 아닌 다른 사람에게 눈을 돌리는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죄의 경중은 제가 가늠할 수 없지만) 이 땅에 태어난 사람치고 성적인 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그저 내가 이미 저질러본 죄와 아닌 죄가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동성애 하는 사람들을 판단할 주제도 안 되고, 판단해서도 안 됩니다.
하물며 판단을 넘어서서, 그들을 혐오하는 것은 '이웃을 사랑하라'는 근본 율법에 완전히 배치되는 행위입니다. 하나님은 이것을 매우 싫어하십니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님의 진리를 전파하고, 진정으로 이웃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는(죄를 깨닫고 구원받게 하려고 하는) 다른 크리스천들에게 매우 방해가 되는 행위입니다.
동성애를 예로 들었지만, '남을 판단하지 말라'는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지켜야 할 태도입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판단하는 마음을 버리기로 결단합시다. 실제로 이런 마음이 들 때마다 아래 구절을 기억하면서 '저 사람이 나보다 낫다'고 여기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빌립보서 2장
3.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Do nothing out of selfish ambition or vain conceit. Rather, in humility value others above yourselves,
그렇게 판단을 멈추고 나면 우리에게 놀라운 은혜가 주어집니다. 바로 시간이 아~~~~주 많아진다는 것이지요.
요새 사람들은 늘 바쁜데, 실제로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바쁜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런데 마음의 여유를 좀먹는 대표적인 두 가지가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일어나지도 않을) 미래에 대한 걱정, 그리고 타인에 대한 (쓸데없는) 호기심과 판단'입니다.
남에게 자꾸 시선이 가고 불필요한 판단의 마음이 들 때, 그 마음을 의지적으로 차단하고 대신 그 자리에 내가 좋아하는 활동들로 채워보세요. 하나님께선는 이 땅에 우리 인간들이 즐길 수 있는 활동들을 무궁무진하게 만들어 두셨습니다. 공원을 산책하며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거나, 예쁜 카페에서 차 한 잔과 디저트를 즐긴다거나, 운동센터에 가서 몸을 단련하는 등...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야고보서 4:14)와 같은 인생입니다. 그 찰나와 같은 삶을 남에 대한 판단과 정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기쁨으로 채우는 우리들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