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박물관이란
자전거로 가득 찬 도로를 지나 차뿔떼뻭 공원에 도착했다. 공원에도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있다. 중심도로들은 걷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그 와중에 노점상도 엄청 많아 공원은 사람이 뿜어내는 열기로 가득했다. 사람이 양껏 모여있다 싶은 곳에는 여지없이 거리공연 중이다. 대부분은 스탠딩코미디다. 많은 사람들이 보며 즐거워하지만 스페인어를 알아들을 수 없는 나는 웃긴 행동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구석에 서 있다가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인파를 뚫고 계속 나가다 보니 한가한 공간들이 나왔다. 그늘에 앉아 더위를 식히며 어디로 향해야 할지 구글지도를 들여다본다. 가까운 데에 박물관이 있다. 국립 인류학박물관. 가보자.
관람에 최소 1시간, 넉넉잡아 3시간이 훨씬 넘게 걸린다는 멕시코시티 인류학박물관. 나는 30분 만에 한 바퀴 휙 돌고 나와 버렸다. 나와서 어쩌면 박물관 안의 전시보다 더 유명할지도 모를 분수기둥만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박물관, 미술관을 좋아하지 않는다. 프랑스 파리에 가서 루브르 박물관의 피라미드만 보고 내부엔 들어가 보지도 않았다고 면박을 받았던 사람이다. 그럼에도 미술관, 박물관을 아예 배척하지는 않는다. 뉴욕의 유명한 MOMA도 가보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도 가보고 오르세미술관도 가봤다. 이름 있는 곳 말고도 각 지역의 박물관들을 들어가 봤지만 어느 곳 하나 재미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또 박물관과 미술관을 들어가는 것은, 자꾸 보다 보면 언젠가는 그곳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들을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해서다. 그렇게 되면 여행이, 내 생각이 훨씬 재밌고 유연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