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쿤에서 쿠바 아바나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3주나 잡아놓은 쿠바 여행에 대한 두려움에 떨었다. 재미없는 여행에서 반전의 계기를 찾지 못한 멕시코 여행이 쿠바에서도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첫 번째였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이고 현실적인 두려움은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두 번째 나라라 상대적으로 멕시코보다 정보탐색에 소홀했던 점,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막연한 두려움, 어느 나라를 가든 첫 번째 밤의 숙소는 예약하고 그 나라에 적응을 하는 시간이 있었지만 예약 자체를 못해 첫날밤부터 밤거리를 헤매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 인터넷 불모지라는 소식에 아무런 새로운 정보도 얻지 못한 채 눈만 꿈벅꿈벅할 것 같은 예감 등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이 뒤섞여 쿠바로 향하는 마음을 무겁게 했다. 과연 나는 쿠바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
쿠바에 대한 정보도 열망도 없이 아는 것이라곤 아마추어 야구 강국, 체게바라 뿐이었는데 지금도 쿠바를 여행지로 선택한 것은 미스터리다. 남미 지도를 보면서 '어! 쿠바가 여기에 있네? 가볼까?' 했던 것이 어느새 티켓을 끊고 말았다. 일단 저지르고 만 것이다. 소심하고 겁이 많아 모든 선택에 장고를 해야만 하는 내가 가끔은 나를 뛰어넘는다.
길게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비행기는 아바나에 도착했다. 일반적으로 여행에 동반되는 기대와 설렘 대신 두려움과 걱정을 안고 쿠바에 두발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