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하고 싶지만 가까워지지 않는 클럽
클럽에 대해선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클럽이 두려울 게 무어냐며 반문하겠지만 나는 그렇다. 거기에는 클럽에 대한 여러 가지 선입견도 한몫하고 있을게다. 어느 종류의 클럽이건 들어가면 쭈뼛거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동해야만 할 것 같은데 뭐가 뭔지 몰라 두리번거리고 있는 모습은 다시 상상해도 창피하다. 무엇보다 클럽이 재밌었던 적이 한번도 없다. 그렇기에 멀리했던 클럽은 또다시 낯섦으로 내게 다가오곤 한다.
그런데 클럽으로 갔다. B와 M과 함께. 같이 있는 사람이 있었기에 가능한 선택이기도 했다. 사실 코펠리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간 것은 클럽 오픈 시간대까지 기다리기 위함도 있었다. 오늘의 클럽은 라쏘라 La Zorra 재즈클럽이다. 클럽 하면 흔히 떠올리는 EDM클럽도 아니면서 쿠바의 클럽이라는 측면도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늦으면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는 말에 오픈 시간인 10시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입구에는 나이 지긋한 부부 한 쌍이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그분들과 소소한 얘기들을 나누며 입장을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뒤로 줄이 늘었다.
클럽 안은 그다지 넓지 않다. 구조도 특이해 모든 좌석에서 스테이지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인지 곳곳에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기도 하다. 입장료(10쿡, 약 12,000원)에 포함된 음료권을 교환해 칵테일을 마시면서 공연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드디어 시작됐다. 쿠바에서 즐기는 재즈라는 생경함에 약간의 흥분이 느껴졌다. 하지만, 30분 정도 지났을까. 슬슬 지루해졌다. 낯섦으로 인한 호기심은 30분이 유효기간인가 보다. B와 M은 음악을 즐기는 듯했다. 나가자고 말할 수 없었다.
미술관에서나, 공연에서나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자면 나의 예술적 감수성이 부족함에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나에겐 의미 없는 선과 음률들이 그들에게 기쁨과 만족을 주는 것을 보게 되면 그들이 우월한 존재인 것처럼 느껴진다. 자주 접하지 못함으로 인한 무지일 수도 있고 애초에 막눈, 막귀일 수도 있다. 한 가지, 내가 느끼지 못하는 것을 느끼는 그들이 부러운 것만은 확실했다.
결국 졸고 말았다. 적당히 오른 취기에 재즈 음악은 자장가가 되어 나를 쓰러지게 만들었다. 그런 나를 발견한 B와 M은 오래지 않아 자리를 정리하자고 했다. 미안했다. 예술 무지렁이는 함부로 따라가는 곳이 아닌가 보다. 이로써 클럽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지는 것은 아닐까? 혼자 가기엔 자연스럽지 못하고 따라가기엔 미안함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