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까마구에이

by 상현

까마구에이Camagüey로 간다. 예정에 있던 곳이 아니다. 트리니다드에서 산티아고로 가는 버스가 없어 산티아고 방향에 있던 도시들을 물색하다 정해진 곳이다. 까마구에이도 가볼만하다고 이야기만 들었지 정확히 뭐가 있고 뭐가 볼만한지는 아무것도 몰랐다.


장기여행은 가끔 이렇다. 별다른 의도나 생각 없이 우연히 아무 곳에나 머무르게 된다. 아는 것 하나 없는 곳에 무작정 떨어져 대부분은 그저 잠시 들른 곳이 되기도 하고 가끔은 우연한 행운을 누리기도 한다. 짧은 일정 속에 빡빡한 스케줄, 정해진대로 움직이는 패키지나 단기여행에서는 겪을 수 없는 장기여행의 또 다른 맛이다.


까마구에이는 나에게 어떤 맛일까. 무미건조함일까, 짭짤함일까, 달콤함일까 아니면 혹독한 매운맛일까. 까마구에이로 가는 버스 안, 마음속 기대감이 스멀스멀 기어올라온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트리니다드 모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