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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현 Dec 04. 2017

영어를 몰라도 여행을 갈 수 있나요?

보다 풍성한 여행을 위한 조언

'영어를 못하는데 여행을 가도 될까요?'

'**로 여행을 가는데 그나라 언어를 몰라도 되나요?'


인터넷으로 여행정보를 검색하다 보면 이런 질문들이 많이 눈에 띈다. 그에 대한 대답들은 대동소이하다.

'몰라도 된다.'

'자신감이 중요하다.'

'만국 공용어 바디랭귀지가 있다.'

'그래도 걱정되면 최소한의 인사, 숫자만 익히면 충분하다.'

공통점은 언어 자체는 여행에 있어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종 번역 어플이 난무하는 요즘은 더욱 그러한 것 같다.) 그렇게 몰라도 괜찮다며 여행을 부추긴다.


글쎄올시다. 그들은 대체 어디로, 어떤 여행을 다녀왔기에 언어의 불편함이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인가? 혹시 그들이 마땅히 겪어야 할 불편함을 여행을 같이 다니는 동료에게, 그들을 맞이하는 현지인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언어조차 모르면서 그 나라의 무엇을 보고 듣고 싶은 것인가? 그렇게 갔다 오면 여행을 갔다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가? 가이드가 있는 패키지여행이라면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최소한 자유여행이라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이 공부하고 가라. 여행 중에도 공부하라. 

지금 떠나는데 공부가 안 되어 있다면 인사, 숫자, 방향 순으로 여행 중에라도 공부하라.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의 영어를 쓰고 있지만 다른 사람과 친해지고 많은 감정을 공유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함을 자주 느꼈다. 생존 회화 정도만 가능한 스페인어로는 대화를 길게 할 수도 없었고, 상대방에 대해 더 알고자 하는 시도조차도 거의 할 수 없었다. 자연히 알 수 있는 것들도 줄어들었다. 스페인어마저 통하지 않는 브라질에서 내 활동은 끝없이 위축되어 혼자 돌아다니는 거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다.


성격 차이다. 언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얘기하는 사람들, 하고 싶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일단 들이대고 보는 당돌함과 용기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도' 있다. 부러운 면이 없지 않다. 몇몇 의성어와 몸짓 만으로 분위기를 이끌고, 친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친해졌나?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 대면한 많은 사람들이 웃음으로 상황의 어색함과 난처함을 모면하려 한다. 그 웃음들을 모두 친근함으로 오해한다면 곤란하다. 


그 나라의 언어를 모른다고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가도 된다. 갔다가 돌아올 수는 있다. 그러나 더욱 재밌는 여행,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여행을 하려면 고민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 당장 공부해야 한다. 떠나는 날까지 최대한 많이. 혹시 당신이 조금이라도 내성적이거나 소심하다면 이는 필수조건이다. 무조건이다. 

다만, 그곳에 가서 똥만 싸고 올 것이라면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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