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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용대 Sep 30. 2020

신이시여! 인간이 어찌하면 되오리까?

  세상이 참 혼란스럽다. 6.25 사변은 내가 갓난이일 때 일이고 4.19, 5.16 등 격변기도 어릴 때 시골에서의 일이다. 10.26 사태는 국가적 변고(變故)로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추모하는 분위기였다. 5.18 사건은 광주를 중심으로 지역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그 후 1980년대 민주화를 외칠 때도 요즘 같지는 않았다고 생각된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돼 가는 것 같지 않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세계적으로는 기후 환경문제로 인해 일어나는 각종 재난도 어느 때보다 우리 인간 세계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우리가 사는 동안 지진, 해일, 폭풍, 가뭄과 흉년 등 천재지변을 당하기도 하고 공중, 지상, 해상, 지하 어디서나 사건 사고를 겪기도 한다. 우리가 겪는 화재, 충돌, 해난, 추락, 붕괴 등 인재에 가까운 사건 사고들은 지역적인 사건사고라 할 수 있는 일이다.


  국내 정치적으로는 최근 몇 년 사이 현직 대통령이 자리에서 쫓겨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우파로 불리는 전 정권 측과 좌파로 불리는 현 정권 측과의 정쟁(政爭)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진영 간 갈등에 이어 노사 간, 세대 간, 기타 각 계층 간 갈등구조가 심각한 수준이다. 전 정권 측에서는 반대편 측을 향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무너뜨리고 주체사상을 신봉하며 인민민주주의, 사회주의로 향하고 있다고 한다.


  현 정권 측에서는 전 정권의 적폐를 청산한다며 전직 대통령 두 명을 감옥살이하게 했고 전 정권하의 각계각층 공직자들을 감옥에 가두거나 법정에 서게 했다. 이를 두고 전 정권 측과 우파 측에서는 현 정권 측이 헌법을 더 많이 어기고 죄를 더 많이 짓고 있다고 한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한 사람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하는 과정에서 그의 비리와 범죄 혐의로 장관 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몇 달 동안 온 나라가 시끄러웠다. 그는 법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북한의 핵 폐기 문제를 놓고도 남북미 간 긴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미, 한일, 한미일 동맹관계 대신 친북, 친중 관계가 더 공고해졌다고도 한다. 경쟁이 날로 격해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내전(內戰)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심한 갈등이 국민을 불안, 초조, 긴장 속에 하루하루를 살게 하고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1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온 국민이 공포 속에 떨고 있다. 이번에는 지역적인 일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겪는 문제이다.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가 말하는 피해상황이 시시각각 신기록으로 바뀐다. 얼마나 더 늘어날지 예측할 수조차 없다.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려면 사람이 모이지 말아야 하기 때문에 밖에 나가기조차 꺼려진다. 나가더라도 자가용을 주로 이용하다 보니 전철 등 대중교통 이용객도 확 줄었다. 길거리가 한산하다. 길을 걷더라도 사람을 피해 돌아서 다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무슨 장사가 되겠는가. 나라 경제도 걱정이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일을 못한 근로자에게 지원을 한단다. 그 돈이 어디서 나오겠는가. 결국 국민이 그만큼의 세금을 부담해야만 된다.


  사태가 이렇다 보니 사회 전분야가 위축돼 아우성이다. 그중에서도 여행·관광업계가 치명상을 입을 게 뻔하다. 항공권 예약 취소가 늘면서 환불 금액이 수천억 원에 달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노선 중단에 비행기 둘 곳 없어 한 달에 수억 원의 보관료도 부담해야 한다. 어떤 항공사는 리스 계약이 만료되는 비행기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반납했다. 사태가 이지경이 되다 보니 전 직원 무급휴가 신청을 받기도 하고, 경영진은 임금 30%를 반납하거나 삭감한다.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전 임원 사표 제출, 노선 중단 등의 자구책을 시행하기도 한다.


  이같이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을 수없이 겪고 있다.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됐는지 통탄할 일이다.


  신께 묻기라도 하고 싶다.

  “신이시여! 인간이 과연 무엇을 잘못한 것인가요?

  만물의 영장으로 지으신 인간이, 성인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에 해당하여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 것에 무서워 꼼짝 못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혹시 당신이 지으신 삼라만상 만물을 당신 뜻에 거슬리게라도 다루어서인가요?

  인간이 실수를 한 것인가요? 아니면 혹자가 말하듯 ‘마귀의 짓’인가요? 그것도 아니면 인간으로 하여금 무엇을 깨닫게 하려는 것인가요?

  인간이 서로 심하게 싸워 노하시기라도 한 건가요? 그렇다면 이제라도 싸움을 멈추면 되겠나이까?”


  신이시여! 인간이 어찌하면 되오리까? 이를 물리칠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을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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