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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용대 Oct 23. 2020

『날개 작은 새도 높이 날 수 있다』 출간

문용대 작가의 두번 째 수필집

나는 초등학생 때 국어시간이 기다려졌다. 남보다 읽기, 받아쓰기, 작문을 잘한다 생각하고 으스대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그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던 모양이다. 20대 때는 고된 직장 일을 하면서도 편지를 많이 썼다. 누구한테 보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하룻밤에 열 한 통의 편지를 써서 보낸 적도 있다. 십여 년간 인쇄소에서 일한 적도 있다. 그중 많은 시간을 글과 책을 대했다. 그러니 나는 분명 글쓰기와의 인연이 있는 듯하다.


열일곱 살 때부터 일찍이 일터에 뛰어든 나는 인쇄소에서 일하며 대학교수회 회보와 정기간행물, 시집 등 책 만드는데 참여했다. 저자들이나 우리나라의 기라성 같은 문인들의 육필원고를 대할 수 있었다. 나도 글을 쓰고 싶었기에 느지막이나마 월간『한국수필』을 통해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 후 틈틈이 써서 문예지와 신문 등에 기고했던 수필과 칼럼을 묶어 『날개 작은 새도 높이 날 수 있다』 책을 내게 되었다.


나는 남보다 못 배웠기에 늘 바쁘고 힘들었어도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삶이 나태해지지 않도록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서라도 글을 쓴다. 비록 외적으로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을지라도 보람되고 풍요로운 삶을 살았다고 자부하고 싶다. 짧은 가방끈이 내게 준 행복이다. 날개 작은 새도 높이 날 수 있다. 멀리 날 수도 있다. 나처럼 배워야 할 때를 놓친 사람에게 이 책이 작은 위로와 힘이 되어 용기를 얻는데 도움이 됐으면 다행이겠다.


글쓰기란 쉽지 않음을 느낀다. 무엇보다 바르게 살아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또 수필은 상상력이나 가공인물이 아닌 자신의 체험담이 우선이어야 한다. 문학성도 갖추어야 한다. 이 책은 내가 체험했던 일로 꾸미려 했다. 많이 부족하리라 생각한다. 독자 여러분의 혜량을 부탁드린다.


늘 내게 사표(師表)가 되었으며 이 책 추천의 글을 써 준 윤덕명 교수 그리고 축하의 글을 보내 준 오십 년 지기 동지 매일종교신문사 이옥용 회장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


https://www.bookk.co.kr/book/view/91995


─추천의 글─


문용대 작가의 글을 읽고 / 윤덕명(시인‧선문대학교 명예교수)


『날개 작은 새도 높이 날 수 있다』 어쩌면 당연하고도 평범한 말이지만 생각해 볼수록 감칠맛이 넘치는 제목이다. 작가의 작품 가운데「짧은 가방끈, 행복이 되다」라는 소제(小題)와도 맥(脈)을 같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전이 발발한 그해 전남 여수의 바닷가에 이웃한 마을에서 태어난 작가는 당시 열일곱의 어린 나이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우여곡절과 파란만장한 삶에서, 큰 날개보다 작은 날개가 되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당신이 걸어온 삶의 족적들은 가장 낮고 천한 자리를 자청함으로 인쇄소, 대기업, 자영업, 건설업이라는 굴곡진 역경을 견디고 승리하여 자수성가한 모델과도 같아 존경하는 마음이 크다. 제조업 20여 년과 건설업 8년 등의 노하우를 바탕 삼아 지금은 공동주택관리자로 10년 이상 시무하고 고희(古稀)도 넘겼다니 행복한 삶이라 여긴다.


한때 필자와 경남 창원에서 함께한 수년간의 삶을 회상해 보면 작가에 대한 첫 이미지는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옹골찬 성격의 소유자라고 느끼곤 했다. 각기 서로 다른 인생길을 걸어왔지만, 작가의 대기만성(大器晩成) 한 삶이 증명된 까닭은 「짧은 가방끈, 행복이 되다」는 본인의 진솔한 고백이 이것을 자증(自證) 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필자가 부산에서 일 년 간 시무할 때 작가의 내자(內子)와도 인연이 있어 더욱 친밀감을 갖기에 충분하였다. 게다가 작가의 두 딸을 대학에서 만난 것은 우연이라기보다는 필연에 가까운지도 모를 일이다. 추천작가로서 이번에 출판하는 수필집을 통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하길 바란다. 더욱이, 최근 각종 문예지에 투고한 50여 편의 옥고도 이번 작품에 내포하게 되는 것은 여간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작가의 자부심 가득한 삶을 눈여겨보면서 인동초(忍冬草)가 별안간 떠올라 졸 시 한 수로 글을 마감하고자 한다.


              인 동 초


  그대는 바닷가 해풍에도 굴하지 않고

  올곧게 자라난 인동초

  아무리 짓밟아도 자라난 금잔디

  민초(民草)들의 벗으로 골인했다


  젊을 때 고생 가슴으로 안고

  만난(萬難)도 고스란히 이겨 승리한

  문(文)씨 가문의 대들보가 되었나니

  지금까지 살아온 날처럼 행복하시라


  그대 삶의 출발 가난했다 할지라도

  그대 황혼의 생애, 부부가 행복하다니

  이 세상 이보다도 보람찬 삶이 또 있으랴


  젊을 때 역경은 황혼의 양식인 것

  인생 풀코스의 출발이 중요하지 않고

  반환점도 없는 유일회의 경기에서

  그대는 최후의 승리자가 되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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