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어둡던 지난겨울 나도 겪었답니다
무더위와 태풍도 견뎌냈고요
석 달을 걔들보다 더 앓고 나서야 핀 꽃인 걸요
늦둥이가 더 귀엽고 예쁘지 않던가요?
내가 걔들보다
아름답지를 않은가요, 덜 향기로운가요?
가까이에서 자세히 좀 보세요
내게도 향기는 있답니다
수가 많아서
걔들이 더 아름답던가요?
적으면 더 귀한 거지요
가시가 있어서 싫은가요?
내게만 가시가 있는 게 아니잖아요
나에겐 왜 그리도 무심한가요?
좀 처다 봐 주고
향기도 맡아 주세요
빈말이라도 예쁘다고 좀 해주고
사진도 좀 찍어 주세요
시(詩)나 글에도 좀 실어 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