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본능, 나의 본심을 이야기하다
엄마는 아빠를 두고 항상 '공치사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래, 사실 우리 아빠는 자신의 과(過)는 절대 언급하지 않으며, 당신의 공(功)을 항상 이야기했다. 그것도 매번 반복해서.
어렸을 땐 엄마의 말대로 아빠는 치사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고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 아빠는 자신이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었던 것 같다.
엄마가 말한 '공치사'는 사실 인정받고 싶어 하는 아빠의 본능, 한 인간의 본능을 간과한 말이었다.
나는 글을 잘 쓰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공감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아가 인정을 받고 칭찬받고 싶다. 아빠의 마음처럼.
그런데, 나는 왜 하필 글을 쓰고 싶은 걸까?
그 답을 조지 오웰의 수필 '나는 왜 쓰는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조지 오웰은 인간이 글을 쓰는 동기를 크게 4가지로 분류했다.
1. 순전한 이기심 : 똑똑해 보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싶은, 사후에 기억되고 싶은 등등의 욕구
2. 미학적 열정 : 외부 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또는 낱말과 그것의 적절한 배열이 갖는 묘미에 대한 인식. 그리고 자신이 체감한 바를 나누고자 하는 욕구
3. 역사적 충동 :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에 보존해두려는 욕구
4. 정치적 목적 :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어떤 사회를 지향하며 분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구
이 중에서 나는 1번 순전한 이기심과 2번 미학적 열정의 반반이다. 똑똑해 보이고 싶고, 내가 느낀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욕구. 그것들이 복합적으로 섞여있다. 그리고 글을 통해 날 표현하고 내 존재를 확인한다.
가수는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화가는 그림을 그리며, 개그맨은 사람들의 웃음을 보면서 존재를 확인하겠지.
더 이상 그럴듯한 말로 내 본심을 숨기지 않겠다. 화려하진 않지만 진심과 오랜 고민이 담긴 이야기를 쓰고싶다. 나의 글을 많은 사람들이 읽고 많은 피드백이 오길 바란다.
나의 첫 브런치 글 한 조각.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