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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연 Jul 06. 2016

작가와 나눈 '책과 글' 이야기

강상구 "팔리는 글을 써라…독자는 저자의 인사이트를 보는 것"

나는 책과는 그다지 친했던 사람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엔 그림이 많던 책만 골라 봤을 뿐, 그 흔하게 읽는다는 위인전도 다 읽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이후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책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그 후부터 부단히 노력해 책을 좋아하게(?) 됐다. (독서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길게 따로 하는 걸루..:-)


'책을 읽어야 해'라는 강박이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나를 지배했었고,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시행착오도 참 많이 겪었다. 그저 '글자'를 읽는 수준의 독서는 벗어났지만 딱히 발전이 없는 것 같았다.


'애서가'로도 유명한 강상구 작가와 나누었던 이야기는, 나에게 큰 지침이 되었다. 또한,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생겼듯, 글 쓰기에 관심이 많아진느 요즘,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아래는 과거 인터뷰했던 기사 전문입니다.)




"글은 읽혀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아무리 소중하고 귀중한 말이라도 사람들이 듣지 않고, 읽지 않으면 그만이지 않은가. 말은 절반만 나의 것이다. 상대방이 진심으로 내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완성된다."


강상구 작가의 글에 대한 철칙엔 '배려'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았다. 아는 체하며 읽는 사람을 애 먹이는 글이 아닌 쉽고 간결한 글. 그리고 '공감'이라는 시대의 화두가 녹아있었다.


강 작가의 신작 책 <그때 장자를 만났다>는 2014년 11월 발간된 이후 베스트셀러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강상구 작가와 신작이 탄생하기까지의 뒷 이야기, 그리고 책, 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 "팔리는 글을 써라" "독자는 저자의 인사이트를 보는 것"

"어느 때인가 소설가 고종석 씨에게 트위터로 물어본 적이 있다. '쓰고 싶은 글을 써야 하나요. 팔리는 글을 써야 하나요? 그의 대답은 '고민하지 말고 팔리는 글을 써라!'였다."


'팔리는 글'이란 결국 독자의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글을 말하는 것일 터. 그의 책이 독자들의 사랑받는 이유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고전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썼기 때문일 것이다.


장자의 이야기를 전하며 그리스 신화를 차용해 풀어낸 <그때 장자를 만났다>는 동·서양 고전을 넘나들며 이 시대에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긴다. 또 오만을 버리고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책은 그의 전작 <미토노믹스><마흔에 다시 읽는 손자병법>에 비해 에세이 느낌이 강했다.


"독자는 저자의 인사이트 (insight)를 보고 그 책을 읽는다는 말에 동의한다. 나는 기사를 쓰는 사람이고, 기사는 초등학교 3학년생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쓰는 것이 기본이다. 이번 책도 쉽게 쓰려다 보니 에세이 형식이 될 수밖에 없었다. 전작들에 비해 '그때 장자를 만났다'는 내 색깔이 강해졌다. 장자의 텍스트에 끌려 다니지 않았다."


# '종'적인 독서, '횡'적인 독서…진주알을 꿰어라

강 작가는 독서를 '하나의 여정'이라 표현했다. 텍스트를 읽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관심사와 그에 따른 깊이 있는 세계를 만드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장르를 읽는 '횡'적인 독서, 그리고 개인의 관심사에 따른 깊이 있는 '종'적인 독서방법을 제시했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다 보면 어느 한 가지 주제에서 뭔가 딱 하고 걸리는 느낌을 받는다. 예를 들면 장자와 관련된 책을 읽다가 다른 작가의 책들을 찾게 되고, 원전까지 섭렵하게 되는 것처럼 꼬리의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횡적인 진도를 나가다가 종으로 깊어지면서 하나의 세계가 만들어진다. 비슷한 과정을 거치다 보면 각각의 세계가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한다. 마치 진주알이 꿰어져 목걸이가 완성되고, 그 목걸이가 나에게 걸어지는 듯한 희열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책도 그렇게 완성됐다."


# 글, 잘 쓰고 싶다면…내 글과 '거리두기' 중요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는 사람들이라면 '나도 써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옮아가기 마련이다.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해 그의 조언을 구했다.


"글을 쓰고 싶다면 그냥 써라. 다만 쓰면서 자기 세계에 빠져 있는 '감정 과잉'을 주의해야 한다. 내가 쓴 글과 '거리 두기'가 중요하다. 내 글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자기가 쓴 글을 묵혀두고 시간이 지난 후에 다시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원고를 출력해 빨간 줄을 박박 그어가면서 구성을 바꿔보기도 하고, 이를 다시 옮겨 적는 과정을 거쳐라."


책을 보는 일, 글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이에게는 곤욕일 수 있다. 반대로 현실의 도피처쯤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강상구 작가는 책에서 지혜를 구하기도, 자신의 글을 통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도구로 활용할 줄 아는 '현명한 독서가'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한시간 반정도의 인터뷰가 끝나고 "나도 나중에 무언가 성취하면 에세이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강 작가는,  꼭 '무언가가 되어야지만' '유명한 사람이 되어야지만' 글을 쓸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용기를 줬다.


생각해보니,  나처럼 그냥 평범한 사람이 쓴 글을 누가 읽어줄까 소심해 했지만, 반대로 유명하지 않고, 보잘것 없기에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쉽게 와닿지 않을까? 그러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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