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뉴어리 챌린지 (Veganuary Challenge)
여러 가지 새해 다짐을 하고 의욕충만해 출근한 2022년 첫 월요일. 팬트리에 새로운 메시지가 붙어 있었다.
We are doing Veganuary
Join us and go plant-powered this January -
good for us, good for the planet, good for animals!
비거뉴어리(Veganuary)라는 말은 처음 봤지만 모벰버(Movember)처럼 무슨 뜻인지 느낌이 왔다. 비건(Vegan)과 1월(January)의 합성어, 1월을 비건 식단으로 채워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둘러보니 팬트리에 못 보던 비건 스낵이 늘었다. 보통 한 가지 비건 옵션과 두 가지 동물성 단백질을 포함한 옵션이 있던 점심 메뉴에서도 비건 옵션이 두 가지로 늘었다. 수요일은 심지어 전부 비건 옵션으로 바뀌었다. 아, 이런 멋진 회사.
고기도 해산물도 너무 좋아하는 나는 사실 비건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다. 점심이나 저녁을 사 먹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보통 샐러드나 도시락에도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혹은 두부 등 메인을 하나 고를 수 있게 되어있어 동물성 단백질을 먹지 않는 날이 거의 없다.
그래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더 게임 체인저스 (The Game Changers)를 보고 상황이 허락할 때만이라도 채식을 하는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이 되어보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물론 오래가지 않았다. 육류 섭취를 줄이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고 또 동물에게도 좋은 거라면 이런 기회라도 함께해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비거뉴어리는 제인 랜드(Jane Land)와 매튜 글로버(Matthew Glover)가 2014년 설립한 영국의 비영리단체다. 이 단체에서 시작한 비거뉴어리 챌린지는 1월 한 달 (혹은 그 이상) 동안 비건 라이프 스타일을 따르도록 하는 캠페인으로 2014년에 시작해 작년에는 60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참여를 했다고 한다. 홈페이지(https://veganuary.com/about/increasing-participation/)에는 비건 라이프스타일이 동물, 환경 그리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해 두었고 , 또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비건 레시피도 제공한다.
웹사이트를 보다가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등록을 했다. 이미 이틀 전 한국 중국집에 가서 탕수육을 먹었고, 저녁으로는 치킨이 들어간 샐러드를 먹어 이미 비건이 될 수 없는 1월이지만 지금이라도 도전해보겠다 생각했다. 등록을 하다 보니 꼭 1월 1일에 시작하지 않아도 등록일부터 31일간 진행하면 되는 거였다. 바로 비거뉴어리의 스튜어트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요리책도 보내주고, 앞으로 31일간 매일 레시피나 비건 팁 등이 담긴 이메일이 올 거라고 한다. 마침 앞으로 2주간 락다운에 들어가기 때문에 집에서 밥을 해 먹어야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딱 좋은 타이밍이다.
비건이라고 꼭 샐러드 같은 풀만 먹어야 할까 봐 걱정이라고? 그렇지 않다. 사실 요즘은 어딜 가도 식물 기반(Plant-based) 식품이 정말 많다. 홍콩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제품 세 가지를 소개한다.
M&S Food의 플랜트 키친(Plant Kitchen): 영국 슈퍼마켓 체인 막스 앤 스펜서(Marks & Spencer)의 브랜드로 엄청나게 많은 비건 식품 완제품 및 비건 고기(?)를 판다. https://www.marksandspencer.com/c/food-to-order/adventures-in-food/plant-kitchen
Impossible Food: 아마도 제일 유명한 식물 기반 대체육! 직접 사서 요리해 본 적은 없지만 버거집에서 파는 비건 버거는 Impossible beef를 많이 쓰더라. https://impossiblefoods.com/
OmniPork: Omnifood에서 만드는 식물 기반 대체육. 여기서 옴니 런천미트도 만들어 판다. 지난달 친구들과 함께 갔던 비건 식당에서 옴니 런천미트로 만든 비프 웰링턴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사실 한국에서 파는 두부면을 쉽게 살 수 있으면 이런 제품보다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다. 1월 7일부터 도전하는 비거뉴어리, 이런저런 레시피 따라 해보고 비건 라이프스타일을 즐겨보고 싶다.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