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로 인한 재택근무와 비거뉴어리 도전으로 집에서 요리를 자주 하다 보니 얼려놓은 다진 마늘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매번 마늘 다지기도 너무 귀찮다.
다진 마늘을 검색해보니, 한인마트에서는 한국돈으로 9000원 정도에 판다. 최소 배달 금액은 75,000원 정도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한국 마트에 다녀오려면 왕복 한 시간이 걸리니, 나의 소중한 주말을 다진 마늘을 위해 쓰긴 아깝다. 아, 그리고 일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는 한인마트...
현지 마트에서 파는 다진 마늘은 뭔가 맛이 첨가된 건지 이상하다. 조그만 유리병에 담겨 값도 싸지 않다. 어째 깐 마늘을 파는 곳도 없다. 결국 마트에서 집어 들은 마늘은 세 통에 1000원.
마늘 세 통을 깠다. 아니, 그런데 쪽수가 원래 이렇게 많은 건가? 총 35쪽도 넘는 것 같은데. 한국에선 육쪽마늘 같은 말도 들어봤는데, 집 근처 마트에서 사 온 이 중국산 마늘에는 해당사항이 없는 말인가 보다.
껍질을 하나하나 벗기고, 집게처럼 생긴 마늘 다지기에 한쪽을 넣는다. 최대한의 악력을 사용해 마늘을 으깬다. 알싸한 마늘향이 주방을 채우고, 내 손 끝도 물들인다. 이걸 30번 정도만 더 하면 된다. 마늘 세 통을 다져서 얼려두면 한 달은 거뜬하다. 내 손 끝에 물든 마늘향도 아마 며칠을 가겠지...
마늘을 까고 다지고 팩에 냉동실에 넣기까지 1시간. 최저시급 9,160원. 결국 밑지는 장사를 했다. 한인마트에 다녀올 걸 그랬나.
대문사진: Joe Green i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