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결산, 그리고 새로운 목표
이 시기가 되면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최근 발행된 타임Time지는 매년 그렇듯 올해의 인물, 올해의 영웅, 올해의 운동선수 그리고 올해의 엔터테이너를 뽑아 조명했다. 또 올해의 픽션, 논픽션, 영화 그리고 앨범 등도 뽑아서 소개했다. 유튜브,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도 늘 한 해 동안 인기 있었던 컨텐츠나 트렌드 등을 연말에 모아 소개한다. 아마 시간이 아주 오래 지나서 2021년을 돌아보고 싶다면 이런 내용만으로도 많은 것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사람이 합의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나도 지난 몇 년 간 나만의 연말 리스트를 만들었다. 가장 좋았던 책이나 영화, 드라마 같은 것도 포함되고 그 해에 새로운 습관, 배움, 또는 후회 같은 것이 들어가기도 한다. 매 번 영화나 책을 보고 나면 이 리스트 후보군에 추가를 해두고 연말에 하나씩을 꼽는다. 매년 리스트에 포함되는 내용은 다르지만 내가 그 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가장 잘 설명한다.
그중 가장 어려운 것은 아무래도 새해 목표를 정산하는 일이다.
어릴 적부터 꼭 해야만 하는 일처럼 매 년 새해 목표를 세워왔다. 방학이 되면 당연하게 동그란 원에 방학시간표를 만들듯이. 새해가 되면 깨끗한 새로운 다이어리나 플래너, 노트 등을 꺼내어서 새롭게 시작해야만 할 것 같지 않은가. 예쁘게 날짜를 쓰고 그 아래 깔끔하게 번호를 매겨 새해 목표를 적어 내렸다. 언젠가부터 노트가 아닌 앱이 그 역할을 대신했다는 것만 빼면 크게 다른 점은 없다. 목표는 사람마다 다양하기도 하겠으나 또 비슷하기도 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다이어트, 금연, 금주, 일찍 일어나기나 독서 같은 것을 새해 목표로 삼아 보지 않던가.
올해가 시작할 무렵, 가까운 사람들과 모여 각자의 새해 목표를 공유했다. 올해 목표는 아주 간소했다. 2020년 코로나로 모든 것에 제약이 많았던 시기를 겪었기 때문이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을만한 목표는 넣어두고 내가 달성할 수 있을만한 것 + 약간의 도전이 필요한 것을 적었다. 연말에 다시 같은 사람들과 모여 각자의 새해 목표를 리뷰하기로 했다. 나는 세 개의 목표 중 하나는 달성했고, 하나는 실패했으며, 나머지 하나는 남은 한 주 동안 마무리할 수 있다.
컨설팅 회사인 프랭클린 코비(Franklin Covey)에 따르면 33% 정도의 새해 목표는 1월 말까지도 유지되지 않는다고 한다. 작심삼일은 그런 연유로 늘 새해 목표와 함께 사용된다. 뉴욕타임스에서는 이렇게 새해 목표 달성에 빨리 실패하는 이유를 잘못 설정된 목표에서 찾는다. 목표를 잘못 설정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다른 사람이 바꾸라고 하는 점을 목표로 삼은 경우
목표가 너무 모호한 경우
실현 가능한 세부 계획이 없는 경우
그리고 같은 기사에서 새해 목표를 실패 없이 달성하기 위해 SMART 목표 설정 방식을 추천한다. 실제 이 방법은 우리 부서 프로젝트 세부 목표 설정에도 사용하고 있다. 이는 구체적(Specific)이고, 측정 가능(Measurable)하며, 성취가능(Achievable)하고, 연관되고(Relevant), 시간 범위(Time-bound)까지 생각한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각 이니셜을 따서 SMART goal이라고 부른다. 사실 나는 계획적인 인간이 아니라 (업무상이 아니라면) 이런 방식으로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지만 꽤 유용할 것 같다. 이 방식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이 웹사이트를 통해 SMART goal에 대해 읽어보기를 권한다.
매 년 새해에 세웠던 목표를 다 달성하지도 못하고 찜찜한 마음으로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특히 작년과 올해처럼 앞으로 몇 달간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실린 이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매년 기계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2월쯤 되면 후회하거나 죄책감 느끼기를 반복하고 있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내가 꼭 달성하고 싶은 목표 한두 개쯤은 만들어 놓아도 나쁠 것이 없다고 말한다.
2022년이 오기 전까지 남은 며칠간 고민해보자. 내가 1년 동안 정말 이루고 싶은 것을 쉽고 구체적인 단계로 나누어 조금씩 이루어가자. 그 진행상황을 편하게 사용하는 노트나 캘린더 앱에 기록해보자. 그리고 도움받기를 어려워 말자. 2022년 말, 다시 새해 목표를 돌아볼 때는 그 목표에 조금 더 가까이 있기를.
대문 이미지 출처: Photo by Tim Mossholder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