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10주년 팝업 전시 <작가의 꿈>을 다녀와서
오랫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못했다’기보다 ‘두려워서 멈췄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한때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처럼 글을 썼는데, 어느 순간부터 문장 하나를 써 내려가는 게 버거워졌다.
“내가 정말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일까?”
그 질문이 마음속에서 자꾸 되풀이되다 보니, 결국 손끝이 멈춰버렸다.
그렇게 6개월이 훌쩍 지났다.
어제는 우연처럼, 아니 어쩌면 꼭 필요한 순간에 <브런치 10주년 팝업 전시 – 작가의 꿈>을 다녀왔다.
전시 공간은 크지 않았지만, 그 안에는 브런치가 탄생하게 된 과정과 농후한 고민들이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다시 시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브런치가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있는 역할과 성장 과정,
브런치를 실제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의 땀방울과 그들의 목소리,
글을 쓰는 사람들이 남긴 문장,
처음 펜을 들던 그 순간의 떨림,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용기.
작가들의 손글씨가 적힌 메모 한 장, 오래된 브런치 화면 속 문장,
그 모든 것들이 “나도 다시 써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전시를 보며 가장 오래 머물렀던 곳은 ‘내면의 방'이라는 공간이었다.
꿈을 향한 시작점에서 생기는 의심과 불안의 목소리와 마주하며
캄캄했던 나의 마음을 스스로 빛을 비추며 답을 찾아갔다.
‘첫 문장을 쓰면, 나머지는 따라온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문장을 보고 한참을 서 있었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필요한 건 ‘잘 쓰는 글’이 아니라,
‘다시 쓰기 시작하는 용기’였던 것 같다.
그리고 전시회장 3층에 마련된 공간에서 브런치 작가들의 책도 아이와 함께 읽고,
작가의 꿈을 여는 10가지 질문 중 <처음> 에 답을 써 보았다.
내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던 순간,
혹시 '이게 된다고?'를 느꼈던 적이 있나요?
작은 성공이 주었던 그 때의 기분을 다시 불러내 보세요.
작가의 브런치 <처음>의 질문
전시장을 나서며 오랜만에 내 글의 첫 시작인 블로그와 브런치 앱을 열었다.
3개월 전 마지막 글이 맨 위에 있었다.
그 아래, 새 글쓰기 버튼이 반짝였다.
당장 쓰고 싶은 말들이 많았지만 아이와 함께 있어 반짝이는 욕구는 하루를 더 기다려줬다.
오늘 나는 다시 그 버튼을 눌렀다.
아직은 어색하고, 문장도 느리지만
그래도 나는 다시 쓴다.
‘글을 쓰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꿈은, 멈춘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잠시 잊고 있었을 뿐, 여전히 내 안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혜롭게, 몌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