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1차전 1승!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불안한 기분이 스쳤다.
어제부터 감기 기운이 있던 아들이었지만, 오늘은 달랐다.
얼굴이 잔뜩 부어 있고, 체온계를 대보니 39도를 훌쩍 넘겼다.
뜨거운 이마를 만지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침을 조금 먹이고 약을 먹였지만,
곧바로 토하고 말았다.
작은 몸으로 그렇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결국 아이는 금세 잠이 들었고,
나는 교회에 가지 못한 채 집에서 조용히 온라인 예배를 드렸다.
기도의 내용은 하나였다.
“아이가 얼른 회복되게 해주세요.”
오후쯤 아이가 잠시 눈을 떴다.
얼굴에 약간의 생기가 돌아와 안도했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 1회말까지 보던 아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아파…” 하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다시 깊이 잠든 아이를 보며
괜찮나 싶다가도 자는 게 최고지하며 조용히 TV를 켰다.
화면만 바라보며 엘지의 승리를 위해 두 손을 모았다.
아이의 이마를 식혀주며,
“괜찮아질 거야, 그리고 엘지는 오늘 꼭 이길 거야.”
속으로 수십 번을 되뇌었다.
그리고, 드디어 엘지가 첫 승을 거뒀다!
LG 팬으로서 이보다 기쁜 날이 또 있을까 싶다.
TV 앞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싹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이 기쁨이 오래가진 못했다.
낮에 잠들었던 아이는 열이 펄펄 나기 시작했다.
손을 잡아보니 뜨겁다 못해 화끈거렸다.
죽과 약을 먹이고,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이마를 식혀주면서
“빨리 나아야 할 텐데…” 하는 생각뿐이었다.
밤이 되자 아픈 아이 곁에서 면역력 좋은 남편이 숨결을 살폈다.
비로소 한숨 돌리며 다시 엘지의 승리를 떠올렸다.
기쁨이 두 배로 느껴졌다.
아이가 빨리 낫기를,
그리고 엘지가 계속 이겨주기를.
오늘 내 마음은 두 가지 간절함으로 가득 찼다.
LG의 승리, 그리고 아들의 회복을 기다리는 마음.
두 가지 간절함.
행복은 늘 단순하지만, 걱정과 함께 찾아오기도 하는 것 같다.
@지혜롭게, 몌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