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야기] #0. 스물여덟, 어쩌다 결혼까지

딱 내가 원하는 만큼의 결혼을 누릴 순 없을지 나와 세상에 묻고 싶었다.

by 명하이

딱 내가 원하는 만큼의 결혼을 누릴 순 없을지 세상과 스스로에게 묻고 싶었다.

이 글로 말하자면 나의 결혼기를 총정리해보고픈 마음에서 시작된, 이른바 결혼 회고록이다. 결혼을 고민하는 또래 친구들이 묻곤 한다.


"결혼하니까 어때? 좋아?"

"이 사람이랑 결혼해야겠다 결심한 게 언제야?"

"결혼 준비는 어떻게 했어?"


이 질문들에 어찌 한 마디로 속 시원히 답할 수 있으랴. 명쾌하게 좋고 싫음을, 더 나은지 못 한지를 단언하기엔 결혼은 내게 지극히 거대하고 복잡한 무언가였다.


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스리슬쩍 시작된 결혼은 그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점점 창대해져 갔다. 세상은 익숙하지만 나에겐 모든 게 새로운 결혼을 치러내며 나는 많은 게 궁금했다. 그럴 때마다 결혼생활을 한 어른들에게, 또래 친구들에게 의견을 물었고 때론 책에서 답을 구했다.


결혼을 하면 내 오랜 꿈이었던 세계여행을 혼자서는 떠나지 못하는 건가?

유부녀가 되면 더 이상의 새로운 사랑은 없는 건가?

결혼을 치르고 나면 나는 자연스럽게 엄마가 될까?


비혼, 졸혼, 조립식 가족 등 꼭 결혼이 아니더라도 자신답게 살아가는 다양한 삶이 이야기되는 요즘이다. 그런데 결혼은? 결혼이라는 오래된 제도권 속으로 제 발로 들어가면서도 나는 나의 어떤 부분을 잃게 될까 두려웠다. 꿈일지도 가능성일지도 시간일지도 모를 막연한, 하지만 제법 묵직한 그 무언가를 말이다. 나의 두려움에 대해 다들 그렇게 산다는 말로 퉁치지 않고, 싫으면 결혼하지 말든지 라는 모 아니면 도의 결론 말고, 딱 내가 원하는 만큼의 결혼을 누릴 순 없을지 세상과 스스로에게 묻고 싶었다. 그럼에도 결혼은 현실이라서 나는 매 순간 터져 나오는 고민들에 채 명쾌히 답하지 못한 채 덜컥 결혼을 치러냈다. 그리고 1년 여가 지난 지금에서야 '어쩌다 결혼을 해버린 20대 결혼인'으로서 유야무야 치러낸 나의 결혼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스물여덟의 나는 어쩌다 결혼까지 하게 되었나?

결혼 1 주년 하고도 40일 만에 나는 왜 혼자 세계여행 중인가?

내 인생에 결혼이 꼭 필요한 일이었을까?


결혼을 고민하고 결심하고 치러내고 살아가며 품은 많은 생각들을 탈탈 털어 적어봐야지.

이야, 결혼 두 번 하는 기분이다. 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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