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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하이 Jan 03. 2023

출판편집자에서 철인 3종까지, 50대 생활체육인의 도전

[모험나누장] 3. 마녀체력 

내 안의 두려움을 넘어 모험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로 내 안의 불씨를 지피 우고 모험의 용기를 나눕니다.


<온라인 토크 시리즈: 모험나누장>


그 세 번째 게스트는,  27년간 편집자로 살다가 40대에 운동을 시작해 철인 3종까지 도전했습니다.  


60대가 더욱 기대되는 50대 '인생의 절정기'를 보내고 있는 마녀체력 @withbutton과 함께합니다.




출판편집자에서 철인 3종까지, 
50대 생활체육인의 도전


안녕하세요? 마녀체력이에요. 

제 본명은 요즘엔 통장 은행 거래 할 때만 써요. 

왜냐하면 부캐 시대잖아요. (웃음) 


백 날 얘기해도 잘 기억도 못하는 이름은 버렸어요. 

마녀의 어떤 사악함과 강함, 그 힘이 저는 너무 좋아요. 


제가 요즘에 해리 포터를 재미 삼아 원서로 다시 읽고 있는데 거기 되게 재미있는 구절이 나와요. 


뭐냐면 옛날에 마녀들을 붙잡아서 화형을 시켰잖아요. 


근데 이 사람들이 마녀를 잡아서 화형을 시켰다고 일반인들, 머글들은 그렇게 생각을 하지만 사실 그 마녀들이 다 쇼를 한 거라는 거예요. 

그 마법사들이 Froze Charm이라는 마법을 쓰면 굳은 채로 얼음처럼 할 수 있는데 무슨 타 죽어. 그냥 타 죽는 척을 해서 그 상황을 즐겼대요.


정말 재밌다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마녀라는 이 캐릭터를 좀 더 넓히고 강력화시키는 게 저의 가까운 목표예요.(웃음)



1. 저질체력의 40대 출판편집자, 

새벽형 생활체육인이 되다!


저는 15년 차 트라이애슬릿이에요. 



정확하게 2007년부터 2018년까지 대회를 나갔고 

지금은 대회는 나가진 않지만 세 종목을 골고루 하고 있으니 트라이애슬릿이라고 할 수 있고요.


우리나라에서는 트라이애슬론을 철인 3종이라고 부르는데 왜 그러냐면 이 철인, 아이언맨이잖아요.  철인 3종 대회의 가장 긴 코스를 완주한 사람을 가리켜서 ‘아이언맨’이라는 칭호를 붙여요. 그 아이언맨에서 따와서 철인 3종이라고 하고.


저는 사실 그 제일 긴 코스는 안 했어요. 왜냐면 그건 나한테 너무나 힘들고 가혹한 목표예요. 

나는 그걸 하면 이 운동이 너무 싫어질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거까지는 안 했고.


그거에 반 정도를 했는데 제가 제일 많이 나갔고 즐겨했던 코스는 올림픽 코스예요. 


올림픽 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있는데 뭘 하는 거냐면 수영, 오픈 워터를 1.5km, 강이나 바다나 호수에서 1.5km를 수영하고 난 다음에 사이클로 40km를 달리고, 그리고 운동화로 갈아 신고 10km를 더 달리면 이게 철인 3종의 올림픽 코스예요.




지금 화면으로 봐서 제가 좀 커 보일 수도 있는데 우리 캠프에 와서 보신 분은 아시죠? 


모두들 저를 보면 첫마디가, 

"생각보다 너무 작으세요. 왜소하세요."

그렇거든요. 도대체 저 작고 왜소한 여자가 어떻게 저런 걸 할까?


저는 사실 운동이 본업이 아니거든요. 
저의 본업은 출판 편집자예요. 


책을 만드는 출판 편집자. 

아마도 사람들이 저한테 관심을 갖는 건 제가 철인 3종을 하거나 운동을 잘하거나 몸이 세거나 이래서 관심을 갖는 것 같지 않아요.


제가 출판 편집자 출신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저한테 관심을 갖는 거예요. 


출판 편집자라는 건 뻔하잖아요. 책 만들고 책상 위에 앉아서 일하는 노동자가 어떻게 갑자기 몸 쓰는 사람으로 변했을까?라는 그 어떤 모멘텀을 사람들은 되게 궁금해하는 것 같아요.


저는 키는 153cm 밖에 안 되고

몸무게는 48kg, 나이는 이제 56살이 됐어요. 


도대체 헉 소리 나오잖아요? 

아니, 그렇게 작고 몸무게도 조금밖에 안 나가고 

더군다나 출판 편집자라는 게. 


출판 편집자들 중에 일단 숨 쉬기 운동 말고 제대로운동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왜? 

책 읽는 게 훨씬 더 좋으니까!


앉아서 책 읽는 게 나의 삶의 가장 제일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니까. 당연히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아깝고 그런 사람인데. (웃음)


그런 편집자가 오늘 새벽에도 5시 반에 일어나서 배드민턴을 쳤거든요. 그러니까 보통은 지금 잘 시간이에요.


저는 지금 자고 새벽에 5시에 일어나서 5시 반부터 나가서 한 2시간 정도 운동하는 게 매일 일상의 루틴이거든요. 


그렇게 새벽형 
생활 체육인이 돼버렸어요. 


왜냐하면 제가 3종 하는 데다가 아침에 실내 배드민턴 한 지 지금 한 8년 정도 됐거든요. 


그리고 요가도 시작했어요. 1월 1일부터 요가를 시작해서 요가를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 됐어요. 저 요가도 평생 할 생각으로 지금 하고 있어요. 


그래서 아직 물구나무 못 써요. 왜냐하면 물구나무 쓰다가 정말 이렇게 막 손가락 부러지고 무서워서. 


내가 요가 자격증 딸 것도 아닌데 그렇게 열심히 하지 말고 그냥 꾸준히, 그 대신 할머니 될 때까지 하자 이런 마음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웃음)


이렇게 저는 생활 체육인이 돼버렸거든요. 

어떻게? 왜? 이 사람이 이런 선택을 했을까를 잠깐만 얘기해 드릴게요. 




제가 30살 후반의 모습이에요. 

지금이랑 한번 비교해 보세요. 그때보다 훨씬 나이 들어 보이죠? 


제가 이 시절의 사진을 보면 

‘내가 한창 젊은 30대 후반에 이런 모습으로 살았단 말이야?’라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어요. 


아이가 한 여섯 살 정도 되었는데 이때 제 소원은 잠이었어요. 무조건 누우면, 어디 기대면 잠부터 자는 게 저의 소원이었고


거기다 이제 각종 아내로, 며느리로, 일하는 사람으로 사느라고 스트레스받는 건 물론이거니와 저한테 가장 큰 문제는 이미 이 나이에 고혈압 환자가 되어버린 거예요. 

고혈압 환자기도 하고 저는 마흔 살에 이제 그만 살자라는 생각도 했어요. 


왜?

앞으로 살아봤자 나한테 좋을 일이 하나도 없을 것 같다는 절망감이 들었거든요. 

왜냐하면 약을 이때부터 먹기 시작했고, 앞으로도 평생 먹어야 된다고 하고. 언제 뇌혈관이나 뇌 질환이 생길지 모르는 그런 상태로 살아야 되나라는 생각도 했고. 정말 총체적 난국이어서 이게 더 사는 게 의미가 있을까? 


그냥 숨 쉬기나 하면서 하루하루 견뎌 나가자라는 식으로 40대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가 저한테 한 가지 어떤 뭔가 사건이 생겼어요. 


특별한 사건은 아니에요. 이게 극적인 사건이었으면 오히려 더 재미가 없을 것 같아요. 


살면서 어떤 극적인 뭔가, "너 변해야 돼"라는 일은 생기지 않아요. 그걸 기다리면 안 돼요. 저도 딱 그랬어요. 아주 사소한 작은 자극이, 뭔가 이렇게 계속 가야 되나라는 어떤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일이 생겼어요. 


지리산을 갔는데, 나는 동네 앞산도 안 올라갔던 사람인데 그날따라 천왕봉을 너무 올라가고 싶었던 거예요. 

그 마음이 왜 들었냐면 그것도 아주 사소한 거였어요. 


남편은 올라갈 수 있는데 나는 못 올라갔기 때문에.

그게 너무 속상했어요. 


왜?

부부 동반해서 몇 팀이 지리산을 왔는데 누군가는 천왕봉을 올라간다고 하고 나도 가고 싶은데.

그런데 나는 저길 못 가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아주 절실히 깨달은 순간이었어요. 


근데 또 재미있는 게 그날 부부 네 쌍이 갔는데 

남자들은 다 지리산 올라가고 여자들은 다 밑에 남았으면 저한테 아무런 자극이 되지 않았을 텐데 

남자 두 명과 와이프 두 명, 이렇게 네 명이 올라가고 

배 나온 아저씨 두 명과 저 같은 저질 체력 두 명만 밑에 남은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완전히 비교가 되는 거죠.


누구는 지리산에 와서 천왕봉 올라가겠다고 새벽부터 활발한 에너지를 풍기는 사람이 있고. 누군가는 "저 산을 왜 가는 거야?"라는 시시한 생각부터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산은 아예 꿈도 못 꾸고 그냥 어디 차 밭 같은 데 가서 조금 걷다 돌아오는.


육체, 그러니까 저는 그동안에는 정신적인 것이 그 사람을 판가름하는 굉장히 큰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살았거든요. 


왜냐하면 책을 만드는 출판 편집자이기 때문에 이 정신적인 지식이나 머리에 쌓는 쪽이 훨씬 더 중요하지, 

내 육체나 저 산을 올라갈 수 있는 능력이나 뭔가 모험을 하는 어떤 그런 강한 욕망이나 이런 거는 내 삶에 하나도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을 했던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어떤 계기가 된 거예요. 


그래서 중요한 건, 제가 이 문장을 알려드리고 싶은데.

이거 영어 문법 우리 배웠죠? between A and B 용법.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걷는 건 다르다. 

이거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명문장이에요.


내가 머릿속으로 막연히 생각하는 거랑 우리 젊을 때는 지리산 뭐 마음만 먹으면 내가 가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든요. 


마음만 먹는 거 갖고는 안 된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내가 직접 올라갈 수 있는지 올라가 보고자 하는 건지와는 천지 차이라는 거예요. 


‘안 가’와 ‘못 가’는 천지 차이고 

지금은 때가 아니야 나중에 갈 거야 이렇게 안 가, 안 가, 안 가가 나중에는 쌓이고 쌓여서 못 가는 사람이 된다라는 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머릿속으로 막연히 생각하는 거랑 이 몸으로 실천해 보는 거랑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좀 생각해봐야 돼요. 


지리산도 못 올라가는 여자로 살았던 이 삶이 너무 한심해서 제가 결심을 하나 했어요. 


내가 언제 고혈압이 터져서 죽을지 모르겠지만
조금 다르게 살아보자. 

그러니까 10년을 살더라도 다르게 살아보자. 

그럼 뭘 해볼까?
그렇게 해서 처음 시작한 운동이 수영이에요. 



2. 수영 25m에서 시작된 철인 3종

왜 수영을 했냐? 저희 집 앞에 수영장이 있거든요.(웃음)

저는 지금 그 동네에서 30년을 살고 그 아파트에서 20년을 살아요. 

왜? 수영장 때문에.

수영장이 그렇게 중요해요. 

왜냐하면 수영은 굉장히 번잡스러운 운동이기 때문에 

수영을 배우고 뭔가 어느 경지까지 오르려면 수영장 옆에 살아야 돼. 

그래서 여러분들도 집을 고를 때 그 옆에 수영장이 있나 없나 살펴봐요. 그래야 어디 필리핀이라도 가서 호텔 좋은데 가면 그 수영장에서 수영도 하고 그렇죠.

 물에서 수영을 하게 되면 굉장히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져요. 

수영을 하면서 제가 대단한 걸 하나 깨달았어요.  




수영의 원리인데, 이 원리가 모든 운동에 통용돼요. 

초보자는 항상 25m 밖에 못 가요. 

왜 25m 밖에 못 가? 레인이 25m니까. 

모든 사람들은 수영을 처음 배울 때 25m에서 쉬게 돼 있어요. 거기서 쉬었다가 다시 25m를 이렇게 가는.

그럼 저는 이제 거기서 생각을 한 번 바꿔봤죠. 


왜 나는 25미터 밖에 못 갈까? 
저 고수들은 세 번, 네 번, 다섯 번 
계속 쉬지 않고 도는데 
나는 왜 25미터 밖에 못 갈까? 


그게 이 마음과 몸의 문제예요. 

왜냐하면 25m까지 간다고 마음을 먹고 시작했기 때문에. 

그래서 어떻게 했냐면 내일은 26m 간다고 마음을 먹어보자. 그래서 정말 발 딱 치고 26m. 그랬더니 이 몸도 딱 기억을 해서 26m 갔고 그다음 날은 27m 가고. 이런 식으로 내 몸에 맞게 조금씩, 조금씩,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 나갔어요. 

그랬더니 어느 날은 50m까지 가는 때가 왔고. 아까 제가 1.5km 수영한다고 그랬잖아요. 

그러니까 이제는 그게 쌓이고 쌓이고 쌓여서 나는 쉬지 않고 1.5km를 수영하는 사람이 된 거죠. 

너무 재미있잖아요?

인간의 몸이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조금씩 적응해나가면서 강하게 단련되는 거구나. 

그러면 이것을 내가 다른 운동에 한번 적용해 보면 어떨까라고 생각을 했어요. 도전 정신이 강하죠. 


그래서 그다음에 도전한 운동이 달리기. 

똑같이 했어요. 수영할 때랑 똑같은 방식으로 처음엔 운동장 한 바퀴만. 

보통 못 뛰는 사람이 가서 3km 뛰고 5km 뛰고 

“아유, 다리 쥐 나고. 나 달리기에 재능 없어” 

이런 식으로 포기하거든요. 그러지 말고 그냥 한 바퀴에서 시작해서 이것도 역시 똑같은 방식으로 늘려나가는 거야 두 바퀴, 세 바퀴, 네 바퀴.

그래서 저는 역시 5km 뛴 다음에 5km 대회 나갔고 10km 대회 나갔고. 그다음에 하프 나가고 풀 코스 나가고. 그런 식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에 맞게 내 몸을 조금씩 조금씩 단련시켜 나간 거죠. 




자전거는 이게 저한테 제일 놀라운 변화인데 

저는 마흔 살까지 자전거를 타본 적이 없어요. 

자전거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웠어요. 왜냐면 어릴 때 다쳤거든요. 

자전거 바큇살에 다리가 끼는 바람에 다쳐서 평생 자전거를 안 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는데 집 앞에 교통 정체 구간이 생긴 거예요. 출근하려면 버스를 세 정거장 정도를 타야 되는데 거기가 너무 막히는 바람에 항상 지각을 하는 거예요. 

그 교통 정체를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을까 하다가 

방법은 자전거밖에 없다는 데 결론이 섰고. 

지금 서울에 새싹 따릉이라고 있죠? 애들용.

그거는 저같이 작은 사람도 발이 땅에 닿으니까 그렇게 아주 작은 네 발 자전거 같은 자전거를 하나 사서 그 자전거로 거의 설설 기듯이 시작해서 이제 자전거를 타고 동네 슈퍼나 이런 데를 왔다 갔다 하는 사람으로 살다가 저한테 또 한 번에 더 모멘텀이 왔어요. 

어떤 거였냐면 철인 3종 그 선수들 훈련하는 걸 구경한 적이 있어요. 지금 자전거길이 생기기 전에 이 사람들이 어디서 훈련을 했냐면 딱 한 군데밖에 탈 수 있는 데가 없었어요. 

미사리 하남의 미사리 조정경기장 강이 있거든요. 

그 호수를 이렇게 뺑뺑뺑뺑 돌면서 자전거를 타는데 제가 그날 그걸 우연히 구경을 하러 간 거죠.

저 남자들이 저렇게 사이클을 멋있게 잘 타는구나라고 보고 있다가 어느 한 사람이 저한테 와서 딱 서면서 아는 척을 하는데 그런데 그 사람이 여성이었던 거예요. 

헬멧을 벗고 고글을 벗으니까 여성이라는 걸 깨달았는데

나중에 그 여성이랑 제가 이야기를 나누면서 알고 보니 운동선수가 아니라 직장을 다니고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였어요.


그러니까 결혼한 여성이면서
저랑 나이도 같은 마흔 살 동갑에다가 
키도 저랑 비슷한 여성이었던 거예요. 

그때 제가 받은 충격은 정말 어마어마했어요.



"철인 3종이라는 걸 여자도 하는 거구나, 근데 운동선수가 하는 게 아니라 저렇게 키도 나랑 비슷하고 나이도 비슷하고 아이 둘을 키우고 직장을 다니면서도 저런 운동을 할 수 있는 거구나." 



누군가가 그렇게 하고 있는 걸 보여주는 것 자체가 다른 여성들한테는 굉장히 자극이 될 수 있어요. 우리가 모여서 모험을 하고 이거 너무 재미있었어, 좋았어하면 이런 경험들이 퍼져나가면서 다른 여성들도 용기를 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제가 그때 한 번 또 마음을 먹었어요. 

저 여자도 하는데 나 못할까라는.

 아주 그냥 정말 누가 들으면 굉장히 건방질 생각을 한 거죠. 

왜?

그때 나는 네발 자전거 같은 거 타고 

수영도 쪼끔 할 줄 알고 달리기도 간신히 한 3km, 5km 뛰는 사람이 철인 3종을 한다고 생각을 했으니까.

남이 들으면 굉장히 정말 코웃음을 칠 거였는데 

그때 제 마음속에 아주 파란 불꽃이 튄 거예요. 


어쩌면, 메이비, 나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거예요. 



그래서 일단 시작이나 해보자,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르겠으나 시작은 해보자 해서 이제 수영은 조금 됐으니 이제 달리기를 한번 좀 적극적으로 해보기로 했어요. 

그래서 아까 그 달리는 방식 있죠, 그렇게 했는데 혼자서 하기가 어려웠어요. 왜냐하면 혼자서 하면 자꾸 포기하게 되거든요. 자꾸 뒤로 미루고, 이런 식으로 했기 때문에.  저는 그래서 동네 마라톤 클럽을 가입을 했어요. 

왜냐하면 사람들의 모임의 힘으로 나도 한번 내 저질 마음 그것 좀 미뤄보자 해서 가입을 했고. 그 사람들이랑 같이 뛰는 것이 저도 초반에는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래서 1년 정도 연습을 한 다음에 1년 정도 연습을 하니까 42.195km에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고 그 첫 대회를 나갔는데 첫 사진 보세요.

이게 저희 남편이에요. 남편이 이제 페이스 메이커를 해주겠다고 옆에 하긴 했지만 저렇게 걷죠. 

걸으면 제시간에 못 들어가요. 왜냐하면 5시간 안에 들어가야 되는데 이미 저는 넘기고 넘겨서 거의 6시간 가까이에 들어갔더니 교통 통제가 풀려서 차가 막 다니는 거예요. (웃음)

그래서 너무 무서워서 제가 결심을 하나 했어요. 

내년에는 조금만 기록을 당기자.

그래서 그다음에 다시 나갔고 그다음에 저는 5시간 안에 들어왔어요. 그러니까 1년 정도 더 연습한 거죠. 

뒤에 할아버지들 많이 보이죠. 할아버지들을 앞지르면서 들어갔고 그다음에 한 번 더 나갔는데 그때는 저희 남편도 이겨 먹었어요. 막 웃고 있죠. 왜?

남편이 다리에 쥐가 나서 넘어졌는데 제가 그냥 못 본 척하고 지금이 기회다, 내가 남편을 이길 수 있는 기회다 하고 뛰어들어갔어요.(웃음)

42.195km 풀 코스도 여러 번 뛰었는데 이제 이러면서 달리기라는 운동이 저는 정말 마음에 들고 좋아요. 

왜? 달리는 동안은 다른 생각이 잘 안 나요. 

걷는 거랑은 좀 다르거든요. 특히 이렇게 대회를 나가면

내 머릿속에는 마라토너 이영미로서의 정체성밖에 없어. 주부, 엄마, 아내 이런 거 다 집어던지고 나는 오로지 마라토너 이 영미고 5시간 안에 저 골인을 해야 된다라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거의 독립 선언과 마찬가지야.

나는 마라토너 이영미다라는 생각만 할 수 있기 때문에 달리기는 굉장히 좋은 운동이라고 생각하고요.

이제 달리기도 했으니 철인 3종 대회에도 한번 도전해보자 일단 마음을 먹었어요. 운동선수들은 어떻게 하냐면 wbc에서 되게 좋은 게 “나 모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되지?”할 때 WBC. 

왜냐하면은 막연히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일단 신청을 해야 되는 거야. 신청을 하고 그래야 이게 가게 되는 거지, 그냥 나 캠핑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되지? 친구들이 알아볼까? 이러면 못 가요. 

하는 게 중요해요. 왜냐하면 누구나 다 처음 하는 일들이기 때문에 일단은 몸으로 한번 해보는 게 중요해서 저도 역시 신청부터 했어요.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나가보자. 


그랬는데 너무나 무서웠던 경험은 수영이었어요. 

태풍이 몰아쳐서 물이 정말 이랬어요. 

물이 너무나 더러워서 쓰레기 몰려왔죠, 막 쥐도 둥둥 떠 있죠. 철인 3종을 하기보다 나한테 더 큰 모험은, 저 더러운 물에 몸을 담글까 말까 가 저한테 더 큰 모험이었는데 일단 들어갔어요. 

들어가서 처음에는 컥컥컥컥 대다가 결국 처음에 보트를 타고 나왔어요. 구명보트를 타고. 왜냐하면 “나는 더 이상 수영 못할 것 같아요. 포기해요.” 그리고 손을 들고 나왔는데 아무튼 어떤 사정이 생겨서 제가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고. 

어떻게 했냐면 똑같은 방식이에요. 

내가 이게 750m를 두 번 돌아야 되는데 그래야 1.5km잖아요. 그런데 나는 그거 한 번에 못해. 대신 저 노란 부표까지만 이번에는 가자라고 해서 노란 부표까지만 간신히 막 줄을 잡고 이렇게 해서 갔고.

그 노란 부표까지 가서 한 단계 목표는 완수했잖아요. 

내가 여기까지 왔는데 그러면 저기 저 노란 부표까지 한 번 더 가보자, 그렇게 해서 750m를 하고 나왔고 한 바퀴 돌고 나오니 이거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고 무서운 거 아니구나, 그래서 해보는 게 중요하다는 거야.

그래서 다시 한번 한 바퀴를 돌았고 그렇게 해서 나의 첫 철인 3종 대회를 완주했어요. 

그리고 저한테 또 한 번의 도전거리가 하나 더 생겼는데 그건 뭐냐면 이제 네발 자전거를 계속 탈 수 없거든요. 

철인이 되었다는 건 사이클을 타야 된다는 거예요. 사이클은 속도를 낼 수 있는 자전거예요. 속도를 내야 하는 자전거예요. 속도를 내려면 이런 신발을 신어야 돼요

이런 신발은 뭐냐면 페달에 딱 끼는 신발이에요. 

다 좋은데 얘를 설 때 못 빼면 넘어져요. 

왜? 두 발이 페달에 달려 있으니까 넘어지는 거예요. 

저는 사이클을 배우면서 내가 평생 넘어져야 할걸 다 넘어졌고.


그게 사람들 앞에서 너무 자존감 상했어요. 
왜냐하면 근사해 보이겠다고
사이클을 타고 나섰는데 자꾸 넘어지니까. 

그래서 다시 집중 연습하는 과정을 거쳤고 
그 과정에서 또 많은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깨달았어요. 



3. 마녀체력이 도전을 대하는 태도

: 조금씩, 그렇지만 꾸준히


제가 되게 축약해서 얘기했는데 이렇게 15년간 운동을 하면서 어떤 사람으로 변신했고 어떻게 운동을 했고 어떤 지혜를 깨달았는지는 이 책 안에 다 담았거든요. 

누군가가 15년 동안  흙탕물 들어가면서 수십 번 넘어지면서 한 경험을 책 한 권에 담았는데 여러분들은 단돈 커피 세 잔 값으로 책을 읽으면 로또 당첨되는 거예요. (웃음)


저의 운동 목표는 이거예요. 

천천히 한다, 욕심 내지 않고. 그리고 조금씩 한다. 
조금씩 1m, 1m씩 해서 1.5km까지 할 거야.

제일 중요한 건 '꾸준히'에요. 


아마도 사람들이 저한테 또 한 번 관심을 가지는 건 편집자 출신의 책을 읽는 노동자였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저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꾸준히 15년간이나 운동을 할 수 있었지라는 그 ‘꾸준히’에 굉장히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 제가 갔던 여행지 사진 몇 건 보여드릴게요. 

여러분들 버킷리스트에 있으면 적어놓으세요. 

몽블랑. 알프스의 한 자락이에요. 

프랑스와 이태리와 스위스가 다 국경이 접해져 있는 이 몽블랑인데. 저는 앞으로도 몽블랑을 갈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 몽블랑을 가겠다고 합류할 거예요. 

여기는 노르웨이예요. 이렇게 돌로 가득 찬 피오르드가 보이는 그 트레킹을 7박 8일 동안 해서 이것도 저한테는 너무나 큰 좋은 경험이었고요.



카르멘 델로피체라는 현재 최고령 패션모델이에요. 1931년생. 

그럼 거의 90살 가까이 된 이 여성이

얼마나 체력과 자기의 어떤 그런 관리를 했으면 

저 나이에 저렇게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 현역으로 일할 수 있을까를 저한테 그런 자극을 주는 한 사람이기도 하고요. 

그리스 경기장에 이렇게 쓰여 있대요. 

운동을 하는 이는 노인도 청춘이고 운동을 하지 않는 이는 청춘도 노인이라고. 

그래서 이 얘기를 항상 기억에 제 모토처럼 생각을 하면서, 나이가 문제가 아니라 몸을 관리하고 나의 일상을 계속 이렇게 꾸준히 운동하는 삶을 살면 나는 영원히 현역으로 살 수 있다는 게 이제 저의 최근에 제가 추구하는 삶입니다.


모험하는 여성들의 아웃도어 커뮤니티, Women's Basecamp(WBC)는 여성들에게도 야성이 있다고 믿습니다. 모험의 경험이 조금 필요할 뿐이죠.

자연 속에서 나를 마주하고 몸으로 연대하는 각종 밋업 및 라이프 리트릿에 함께하지 않으시겠어요? WBC 여성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 @womensbasecamp를 팔로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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