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걸음도

마냥 헛걸음은 아니었을까

by 정명재

영화 연출자를 꿈꿨던 나는

첫 촬영이자, 첫 연출을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로 심하게 망쳤었다.

그 영향 때문이었을까?

촬영 현장에서는

늘 극심한 불안과 과호흡에 시달렸다.

이 괴로움을 '살아있는 감각'이라고 착각하며

삐걱대면서도 오랫동안 버텨내었지만,

내면은 서서히 깨져가다 결국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이제 이 파편들을 모아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보려 한다.

생각해 보면, 그리 나쁜 재료는 아닐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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