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6.20. ©Myeongjae Lee
톰 삭스 전시회에 다녀왔다.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똘기와 광기로 충만한, 경이로운 작품들이었다.
톰 삭스의 작품을, 혹시 등판 뒷면에 뭐라 뭐라 적힌 하얀 플라스틱 의자 하나라도,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물론,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건 잘 안다. 아무튼. 나중에 <책방2036>에는 괜찮은 예술작품이 3점 정도는 있으면 좋겠다. 나름 책방 방문의 유인책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다.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 길게 투자하듯, 아직 유명세를 타기 전의 젊은 작가의 작품을 찾을 수 있는 '눈'과 '자금'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책방을 찾는 사람들과 예술가들이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전시공간을 책방에 작게라도 꼭 만들고 싶다.
오늘 가장 탐이 났던 작품은, <책방2036>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문책방을 지향하는 만큼, "C.C.C.P."(에스. 에스. 에스. 에르. = USSR, Union of Soviet Socialist Republic). 톰 삭스도 미국의 우주정복 경쟁상대였던 소련을 빼놓을 수는 없었나 보다.
의자 등받이 뒷면에 적힌 누군가의 이름처럼, 책방을 방문한 사람들이 자신의 흔적이나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적당한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 사람 크기의 하얀색 미네르바 동상을 세워놓고 '이름과 날짜'만 적도록 해볼까. 그리고 문득, 옛날 아날로그 방식으로, 구입한 책 권수나 두께에 따라 그래프를 그려 단골손님들의 방문과 구매를 기억하고 기념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리고, 또 그리고, 책방이 정말 잘 된다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보데가'나 '키오스크' 형태의 간이책방(+굿즈+군것질 거리)을 시도해 봐도 재미있겠다.
아, 그리고, 이 글의 맥락에 전혀 맞지 않지만, 이 날 우연히 페북에서 주옥같은 글귀를 발견해서. <책방2036>이든 키오스크 형태의 책방이든, 아이스크림만은 꼭 팔아야 되지 않겠나 싶다.
"아이스크림은 결국 행복을 주기 위해서 존재하잖아요. 누구나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어요."
(권정혜 젤라토 셰프의 인터뷰 한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