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방2036

[앞으로의 책방 독본]

우치누마 신타로 지음 / 양지윤 옮김 / 하루 / 2019

by MJ Lee

p.364 당시 시간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어떻게 하면 책과 사람이 우연히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해 끝없이 의견을 주고받았던 경험은, 그 후 나 자신의 활동으로 확실히 이어졌다.


'책방', '책 읽기'에 관한 많은 책을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읽었던 관련 책 중에서 '기억하고 싶은 내용'이 가장 많은 책이었다.



p.105 …… 좁은 뜻의 책은 '많은 사람이 책이라고 인정한 대상'이고 넓은 뜻의 책은 '책방 스스로 책이라고 인정한 대상' 혹은 '책방이 주요 상품으로 적극 취급하고자 하는 대상'이라고 정의하는 편이 좋다. 책방이 책으로 취급하는 대상이 그 책방에서는 책이라는 뜻이다.


무엇보다, '책'에 대한 정의가 신선하고 기발했다. 책을 '질문을 끌어내는 힘을 길러주는 대상'(p.103)으로 정의하는 동시에 '책방 스스로 책이라고 인정한 대상' 혹은 '책방이 주요 상품으로 적극 취급하고자 하는 대상'(p.105)으로 책의 정의를 넓혔다. 책방에서 다루어지는, 책과 연관성을 갖고 있는 모든 것이 책이 될 수 있다니. 그뿐 아니라, 데라야마 슈지의 "하늘은 한 권의 책"(p.95)이라는 인용문을 소개하면서 책의 범위와 영역을 '읽을 수 있는 모든 것'으로까지 확장하는 작가의 사고가 신박하게 느껴졌다.



p.68 즉, '책방'은 '책을 갖춰서 매매하는 사람' 혹은 '책을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을 뜻한다. '서점'은 거의 '공간', '장소'에 가까우며 '책방'은 거의 '사람' 쪽에 가까운 말이라는 나라 도시유키 씨의 분류법은, 사전적 의미로서도 올바르다. 영어로 바꿔보면, '서점'은 'bookstore' 또는 'bookshop'이고, 책방은 'bookseller'라고 할 수 있다.


p.69 나 또한 '책방'이라는 단어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 바로 '사람'에게 갖는 애착이며, '사람'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공간'이 된다는 마음의 표현이기도 하다.


p.5 반드시 돈벌이가 되는 일은 아니다. 그저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책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책방을 연다. 거기에는 대체로 기존 책방에는 없는, 앞으로의 시대로 이어지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존재한다.


'책방'과 '서점'의 차이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가르마를 타주었다. '서점'보다는 '책방'이라는 단어에 더 끌렸던 것도,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작가와 마음이 닿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기뻤다.



p.139 앞으로 '책방'의 의무는, 가능한 한 책을 성실하게 고르는 일이다. 최대한 안테나를 늘리고, 모르는 분야에는 무리하게 손을 뻗지 않는다. 수많은 신간이 쏟아지는 가운데, 자신이 이해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당당하게 의지를 가지고 손님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을 고른다. 되도록 정직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조금씩 모든 영역에 시선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작가는 책방지기의 자세와 의무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삶의 방식으로써 저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취급하고 지인이 만든 책을 소개하며 제가 연구한 것을 발표하기 위해(p.253)' 책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작가는 '책방'의 의무는, 가능한 한 책을 성실하게 고르는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매일 매상을 계산하고, 필요 이상의 경비를 들이지 않을 것(p.148)을 당부하면서, 조금이라도 순이익을 남길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매상을 올릴 수 있을지 늘 의식하는 자세(p.150)를 가지라고 한다. 책방 운영을 고민하면서 지나치게 이상적인 상상을 하거나, 이윤에 대해서는 부차적인 것으로 생각하기도 했는데, 나름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적절한 조언인 것 같다.


p.123 결국 반대로 생각하면, 이익을 창출하지 않아도 된다고 결정하는 순간 실현 가능한 기획의 폭은 압도적으로 넓어진다.


동시에, '이익 창출'에 관한 약간은 다른 결의 이야기도, 실현 가능한 기획의 폭을 넓히기 위해' 잘 가려서 적용해야겠다.



p.201 바꿔 말하면, 모든 곱셈의 대상은 그 책방에서 넓은 의미의 '책'이어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책에서 말하는 넓은 의미의 '책'이란 '책방이 적극적으로 취급하고 싶어 하는 중심 상품'이다. 다양한 곱셈을 하더라도 거기에는 짜임새, 즉 책방의 일관된 가치관이 분명히 존재한다.


책방 오픈을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이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도 소개하고 있다. '소형화'하고 '곱셈'하는 것이 생계를 꾸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 그 곱셈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 잘하는 분야의 일과 연계시켜야 한다는 것(p.200)을 기억해야겠다. 그 외에도 책방지기도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 영업시간은 천천히 늘려 나가는 게 좋다는 것도.



p.335 에도 시대에는 일의 종류에 돈을 버는 '생업'사회를 위해 일하는 '임무' 두 가지가 있었는데, 각각 하나에만 종사할 경우에는 '반半 사람 몫'을 하는 사람, 양쪽 모두 가능해야 '한 사람 몫'을 하는 사람이라 불렀다고 한다. 현대에는 일에 대해 '생업'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자신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사회라는 이 세상을 위해 '임무'를 다하는 것삶의 기쁨이 된다. 돈을 벌지 않아도, 벌어둔 돈을 쓰더라도 좋다. 일주일에 며칠 정도 짧은 시간만이라도 '책'의 즐거움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전달하는 '책방'이 되고 싶다. '생업'인 본업을 겸하면서 자발적으로 임하는 그러한 '책방'은, 현대의 '임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책방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에도 시대에는 일의 종류에 돈을 버는 '생업'과 사회를 위해 일하는 '임무' 두 가지가 있었는데, 양쪽 모두 가능해야 '한 사람 몫'을 하는 사람이라 불렀다고 한다."며, "자신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사회라는 이 세상을 위해 '임무'를 다하는 것은 삶의 기쁨이 되니" 돈을 쓰더라도 그렇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에둘러 말한다. 나중에 책방을 운영하게 된다면, 이러한 사회적인 책임도 늘 고민하는 책방이 되면 좋겠다.




pp.95-96 '읽을 수 있는 것'은 반드시 말뿐만이 아니다. 앞서 인용한 데라야마 슈지의 "하늘은 한 권의 책"이라는 구절이 좋은 예이다. 수많은 옛사람이 하늘을 바라보며 생각에 골몰하고 제각각 인생의 중대한 결단을 내려왔다. 올려다본 하늘의 방대함, 색의 변화, 구름의 모습에서 커다란 영감을 받고 행동해 왔다. 하늘에는 아무런 말도 쓰여 있지 않지만 여러 사람에게 '읽혀' 왔다고 생각하면, 그러한 하늘이 매일 우리의 머리 위에 있고 올려다볼 때마다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척 풍요로운 일이다.


p.34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있고 새로운 흥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 이 두 가지 기쁨은 개인적인 것이어서 비교할 바가 없다. 좋은 책방이란 무엇이냐고 내게 묻는다면, 그 두 가지 기쁨 중 자신에게 어느 한쪽 혹은 양쪽이 존재하는 책방이라고 대답하겠다.


p.50 그럼에도 애써 책을 끝까지 다 읽을 필요가 있을까.

앞에서 썼듯, 같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같은 목적지로 여행을 하는 것이다. 책은 하나의 장소일 뿐이다. …… 만약 책에 있는 내용 전부를 읽었다고 해도, 100명이라면 100명 모두가 제각각 다른 부분을 다르게 읽는다. 다른 것을 생각하거나 느끼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거나 느끼지 않는다. 완벽한 독서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식으로 생각했더니 마음이 편안해져서 예전보다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pp.92-93 책을 다 읽은 후, '이러이러해서 이러한 사람이 있었고, 이러이러한 일이 일어나서, 결국 이렇게 되었다'라는 식으로 줄거리가 정리되어야 소설(소설을 읽는 행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는 순전히 착각일 뿐이고, 소설이란 그저 읽는 시간 속에서만 존재한다. 읽으면서 이런저런 감정을 느끼거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이 소설이며, 그러한 감정이나 기억은 작품의 내용과 동떨어진 것도 포함된다. 결국, 소설은 독자의 실제 삶에 이런저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저자는 세부적인 부분에 힘을 쏟는다._호사카 가즈시 지음, 《소설, 네 열정을 바쳐라》 (섬앤섬,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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