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6. /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 200(커먼그라운드) 3층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책을 판매하는 가게에서는 특히 출입구 동선이나 정면의 디자인이 무척 중요하다는 사실이다.『앞으로의 책방 독본』p207, 우치누마 신타로
눈이 즐거운 책방이었다.
파란색 컨테이너를 차곡차곡 쌓아 올려 만든 커먼그라운드의 내부 계단을 올라 책방 입구에 다가서는 순간부터 인덱스의 안과 밖은 나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게다가 나의 워너비인 '공간 속 개방된 복층' 구조까지. 플로어의 반 층 아래로 살짝 숨겨져 있는 테이블 공간도 인상적이었다. 빨간색 책방 로고도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구입한 책에 스태프 분이 꽂아주신 책갈피 윗단에 인쇄된 채, 툭, 단정하게 삐져나와 있는 index 로고는 센스 그 자체였다. 그래, <책방2036>도 이 정도는 되어야겠지.
<동네서점>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서울 광진구 자양동 커먼그라운드 내에 있는 커피차가 있는 서점이다. 젊은 층의 문화 욕구에 초점을 맞춰 선별한 시각예술분야의 책과 현대 포스터를 소개하며 핸드드립 커피와 차 등 음료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서점 ‘땡스북스’와 출판사 ‘프로파간다’, 폰트 디자인 회사 ‘글자연구소’가 함께 운영한다."라고 책방을 소개하고 있다. (https://www.bookshopmap.com/map/index?order=popular_index)
역시. 그랬구나.
<책방2036>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문책방다운 독특한 공간구성과 인테리어, 전문가의 손길이 중요하겠다 싶다. 정교회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나, 자작나무 숲으로 들어가는 느낌도 좋을 것 같다. 손님들로 하여금 책을 최소한 세 권씩은 사고 싶게 만드는 그런.
따라서 책방은 가게 내부를 공들여 만드는 방법을 통해 고객 단가를 올려나가게 된다. 독자적인 상품 구성과 진열 방법에 소신을 가지고, 어떻게 조금이라도 비싼 책을 한 권, 거기에 또 한 권 더하여 두 권, 세 권씩 사고 싶게 만들 것인가.『앞으로의 책방 독본』p152, 우치누마 신타로
책과의 우연한 만남을 기대하며 책장을 샅샅이 살피다가, 마음이 가는 책 두 권을 구입했다. 출간 3일 만에 유작이 된, 한국계 미국인 차학경의 『딕테』(문학사상)와 모스크바 출신의 철학자(밀교密敎esotericism주의자, 신비주의자라고도 한다) 페테르 우스펜스키의 우화소설 『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연금술사).
원래는 세 권을 사려고 했다. 책방을 한 두 바퀴 돌고 난 다음에 계산대로 가져가려고, 어느 책장에서 1센티미터 즈음 앞으로 살짝 책을 한 권 빼놓았는데, 그 책을 다시 찾아내지 못했다. 분명히 마음이 가서 가볍게 훑어보기까지 하고 고른 책인데, 어디 즈음에 있었는지, 제목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분야의 책이었는지, 하나도 다시 기억해내지 못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
그러나 그 순간, 특정한 책이 마음에 들었을 때의 ‘느낌’은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앞으로의 책방 독본』p.46, 우치누마 신타로
많이 다니고, 많이 배우고, 많이 고민해야겠다.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도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