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1 - Day 50 / by 메모리플랜트
Day 41. 내가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말’, ‘어감’에 다소 예민한 편인 것 같습니다.
무례한 말, 공격적인 표현, 억지, 비아냥거리는 말, 대화를 끊는 말과 마주칠 때 상당한 불편함을 느낍니다. 나도 아직 나를 잘 모르겠는데 누군가가 나에 대해 어떠하다고 단정 짓거나 정의할 때, 그리고 밥이나 술이나 모임이나 ‘강권’할 때 다소간의 불편함을 느낍니다.
그러고보니, 저라는 사람은 어지간히 까탈스러운 사람인 모양입니다.
Day 42. 내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요?
옳은 선택과 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내 기분이 어떠하든 ‘사실’을 이야기 해주는 사람,
의견이 달라서 격하게 토론을 하더라도 변함없이 신뢰감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Day 43. 제주에서 보낸 나만의 기억은 무엇인가요?
1996년 초, 두 친구 함께 제주여행을 했습니다. 비행기를 처음 타봤고, 무작정 버스에 올랐다 내키는 데 내렸다를 반복하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2004년 봄, 누나 결혼식을 얼마 앞두고 어머니와 셋이서 패키지 여행을 했습니다. 말뼈를 갈아 파는 가게에 단체로 앉아 설명을 들었던 것이 가장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2018년 여름, 이렇게 제주에 정착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주 삶의 좋은 점도, 유쾌한 기억도 많지만 문득 서울이 몹시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Day 44. 살면서 꼭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책방 주인장.
책을 통해, 그리고 그 공간을 통해 누군가에게 소소한 위로와 따뜻함,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방을 운영해보고 싶습니다.
올 한 해, 서점에 대한 책을 좀더 찾아 읽고, 섬 안의 작은 서점들을 조금 더 부지런히 둘러봐야겠습니다. 사업 자금을 모으려면 재테크에도 관심을 갖고 공부도 좀 해야겠습니다.
Day 45. 내가 깨달은 삶의 지혜는 무엇인가요?
“두드리면 열린다. 물론,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아무것도 안 하기 보다는, 문이 열리지 않더라도 한번 두드려보는 쪽을 택하는 편입니다.
때로는 큰 용기가, 때로는 소소한 용기나 번거로움이 필요한 일이지만, 무언가 두드렸을 때 문이 열리면서 뜻밖의 선물을 받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사실, 성격상, 그리고 상황에 따라, 아무 것도 안 하는 경우도 많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Day 46. 버리지 못하는 물건이 있나요?
낡은 바이올린 케이스, 캠프 티셔츠 등등 뭘 잘 버리지 못합니다. 망설여지는 물건은 대체로 어떤 ‘기억’과 연결되어 있는데, 그걸 버리면 기억도 함께 사라질 것 같은 불안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집에 전시관을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버리는 연습을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한 달 전 귀뚫은 딸과 오늘 서울 왔다가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철 환승역에서 귀걸이를 사주었습니다. 20년 뒤 아이가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아빠가 사준 첫 귀걸이요.”라고 말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ay 47. 내가 사는 동네의 모습을 기록해보세요.
오늘 산책길에서 만난 우리 동네 어떤 골목입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일탈을 꿈꾸며 일상에서 탈출한 여행자들이 묘하게 섞여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새 것과 낡은 것이 교차하는 광경을 어디서나 볼 수 있습니다.
Day 48. 진심을 다해 사랑한 사람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나요?
지금 이 순간, 진심을 다해 사랑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자체는 가벼운 일이 아니지만,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오해와 갈등, 어려움은 “가볍게(노련하고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그런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사랑에 대한 기억은 ‘진심’보다는 결국 ‘다룸의 결과’에 따라 결정되고 남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Day 49. 나의 장점 세 가지와 단점 세 가지를 적어보세요.
[장점]
1. 특출나게 잘하는 건 없지만 잡기에 능해서 가까이 두고 있으면 급할 때 땜빵용으로 쓸모가 없지 않다.
2. 주변 사람들은 나를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지만, 특별히 싫어하지도 않는 것 같다.
3. 친절하려고 늘 애쓴다.
[단점]
1. 걱정과 불안이 많다.
2. 결정하는데 시간이 다소 걸리는 편이다.
3. 티를 안 내려고 굉장한 노력을 하지만, 싫으면 얼굴에 바로 티가 난다.
Day 50. 내가 이룬 성취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축일, 축제와 관련된 사진을 2년여 간 부지런히 찍고, 그 경험과 내용을 주제로 석사학위논문을 쓰고, 사진전을 하고, 공저자로 책도 출판했던 그 일련의 성취가 제 삶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만한 일인 것 같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가장 열정적으로, 가장 자율적으로, 가장 시간을 아끼며 살았던 시기로 기억됩니다. 그런 시절이 인생에 한 번이라도 있었다는 사실이, 반복되는 단순한 일상 속에서 가끔씩은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