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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브런치란

떡갈비 샌드위치♡



떡갈비 샌드위치


떡갈비를 잔뜩 만들어 냉동시켰었다.

지난밤에 몇 개를 냉장실로 옮겨 두었다.


아침엔 오븐에 굽지 않고 팬에 올리브유

살짝 두르고 물 조금 넣어 뚜껑을 덮고

익혀 준다.

 다 익었을 무렵 뚜껑 열고 잠시 센 불에

지지직 해서 수분은 날리고 갈색이

나게 지져준다.

크루아상은 오븐에 살짝만 구워서

소스 바르고 버터 헤드 상추, 떡갈비,

대저 짭짤이 토마토, 양파  올려준다.

소스는 마요네즈, 스윗 랠리쉬( 다진 오이피클)

허니 머스터드, 홀그레인 머스터드,

메이플 시럽 조금 넣고 섞준다.

없는 재료는 빼도 된다.

언제나 나의 레시피는 설렁설렁. ^^




20년 전

대학 졸업 후 10년간 다니던 직장에

사직서를 내던 날

사물함을 챙겨 나오면서

참 많이 눈물이 났더랬다.


일에 욕심이 많았고

열정도 대단하여

오래오래 회사를 다닐 거라 자부했지만

둘째 아이가 생긴 후

두 아이를 돌봐줄 이를

도저히 찾지 못하고

결국엔 회사를 포기해야만 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두 아이와 씨름하며

하루하루 보내던 중에

친정부모님이 4개월 간격으로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


내겐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었지만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이 있었다.

나는 이제 부모 없는 고아가 되었구나...

서른셋의 나이에 깨달았다.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두 아이와 씨름을 하면서

엄마가 해주시던 음식들을 기억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가지씩 만들어 보기 시작했다.

그 기억을 잊지 않으려고

내가 만드는 아침을 기록해 두기 시작했다.


처음엔 메모지에, 공책에

낙서하듯 적었는데

세상이 좋아져서 휴대폰에 저장을 하게 되었고

그 양이 어마어마해졌다.


어느 날 큰딸이

" 엄마,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봐.

그동안 써 왔듯이 브런치라는 곳에

엄마의 일상을 써봐."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내게  작가 신청이 쉽지 않았고

역시나 첫 도전에 고배를 마셨다.

일주일 정도 시무룩해 있는데

이번엔 남편이 또다시 권유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솔직한 심정으로

나의 소개와 쓰고 싶은 글에 대해

정리해보았다.


드디어 브런치 작가가 된 것을 축하한다는

메일을 받고 그날은 종일 배도 안고파서

굶었던 것 같다.


글을 쓴 지 며칠 안 됐을 때

나의 글이 다음 메인에 떠서

조회수가 연일 10,000 회 가까이 되는

신나는 경험도 했다.

누군가 나의 글과 생각을

읽어준다는 게

정말 신기하고

그건 힘이 나는 일이다


나는 글을 잘 쓸 줄 모른다.

떠오르는 대로 ,끼는대로,

아침밥을 하며 생각나는 대로

적어 나간다.


이다음에 내가 이 세상에 없더라도

나의 딸들이 브런치의 기록들을 보면서

아침밥에 진심이었던 엄마를

기억해 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나를 브런치로 인도해준 가족들에게

참 고맙다.


 나에게 브런치란,

내가 밥하는 엄마로서 자부심을 갖게

해주는 오후의 라떼 한 잔과 같다.


https://youtu.be/2uqlNsLKn1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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