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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복숭아 그래놀라 샐러드♡



복숭아 그래놀라 샐러드


버터 헤드 상추와 양상추 조각들이 보이길래 씻어 물기를 빼고 큼직하게 찢어 놓는다.

복숭아, 현미 볼 떡, 삶은 계란, 구운 치즈, 체리 페퍼 고루 담는다.


구운 아몬드와 귀리를 얹

약간의 소스를 뿌려준다.

(소스는 발사믹, 올리브유, 후추

조금, 메이플 시럽이나 레몬즙은 취향껏.)

콘프레이크 뿌려도 상관없다.

복숭아는 딱따기 복숭아나 천도복숭아를 넣는 게 식감이 좋다.




복숭아를 징그럽게도 좋아한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는 아버지가

황도, 백도, 천도 가리지 않고

한 상자씩 사주셨다.


김치냉장고라는 신문물이 생기기 전이었기 때문에 많은 양을 사두면 상할 수도 있었지만,

우리 집에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사 오시자마자 다 먹어치우는

복숭아 먹깨비가 살았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 이던가?

한 번은 가정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펙틴질이란 걸 알려주시면서

여담으로 이런 말씀을 하셨다.


" 얘들아, 복숭아를 많이 먹으면 미인이 된다. 단, 깜깜하게 불 끄고 먹어야 예뻐진다."


그런 건지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해가 어둑어둑 지고 나면

불을 끄고 복숭아를 먹기 시작했다.


다 먹은 씨를 봉지에 버렸는데

아침에 보니 뭔가 꼬물거리는 게 보이는 거다.

그 다음은 말하지 않겠다.


그동안 어둠 속에서 내가 먹은

복숭아가 몇 갠데...

인터넷이 생기고 제일 먼저

찾아본 검색이 < 어둠 속 복숭아>였다.


그 후로 나는

복숭아는 반드시 밝을 때 먹어야

맘이 편하다.


그런 중에도 복숭아에 대한

내 사랑은 식지 않아서

여름엔 복숭아 먹는 재미로 산다.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rM59qs344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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