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명랑엄마의 아침일기 Aug 29. 2021
2021년 되면서 남편이 달라진 게 있다면
자꾸만 설거지를 한다는 거다.
식사가 끝나기도 전부터
슬금슬금 빈 그릇들을 정리하기 시작해서 싱크대로 가서는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다.
그때부터는 시간싸움이다.
난 10분이면 끝나는걸
남편은 1시간이 걸린다.
난 물이 세게 나오도록 수도 조절을 하는데
남편은 졸졸졸...
곁에 가서 내가 한마디 한다.
물을 어느 정도 세게 틀어야
세제가 싹 씻겨나간다고.
그러나 남편은 요지부동이다.
1차로 닦고 그 물을 받아서
그다음 그릇 닦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고집대로
한 시간 동안 설거지를 한다.
오늘도 점심 먹자마자
남편은 또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다 끝나갈 무렵
그러니까 59분쯤 됐을 때
앗! 소리가 났다.
달려가 보니
이미 뚝배기가 접시를 품고 있다.
설마...
내가 아끼는 뚝배기 안에
내가 아끼는 접시가 쏙.
참 야무지게도 품고 있다.
난 속상해서 또 잔소리했다.
그러길래 내가 한다니깐~~~~
그로부터 한 시간째
남편은 뚝배기를 돌렸다가
접시를 돌렸다가
올리브유를 칠했다가
뜨거운 물로 끓여 봤다가...
오늘같이 선선한 날에
남편은 땀을 뻘뻘 흘린다.
들어가는 것도 접시 마음이요
나오는 것도 접시 마음 아닌가.
둘 중 하나를 깨야 하면
난 무얼 택할 건가 고민 중이다.
속상한 마음에 앉아 있자니
남편의 탄식소리가
종소리처럼 들린다.
" 야, 인마. 들어갔으면 이제
나와야지! "
접시가 대답한다.
" 내 마음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