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탐의 끝

명란 파스타♡



명란 파스타


마늘쫑이 한창일때

먹고 남은 것을 냉동시켰다.


편썰기 한 마늘은 먼저 올리브유에

센 불로 볶다가 마늘쫑을 넣어 볶아준다.


삶아서 물기를 빼둔 파스타면을 넣고

함께 볶다가 시금치 한 줌( 데치지 않은것) 넣어주고 명란을 넣어가며 간을 맞춘다.

마늘쫑도 맛있고 시금치도 맛있다.


*****


아버지는 명란젓을 무척 좋아하셨다.

그런데 그 명란젓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가격이 매우 비싼편이다.


빙 둘러앉은 식탁에서 엄마는 모든 반찬 그릇들을 이리 저리 옮기시며 결국엔 그날의 메인 디쉬를 아버지 앞으로 밀어놓으셨다.


동생들은 아무생각없이 햄이나 소시지부침 같은걸 서로 많이 먹겠다고 난리칠때

눈썰미 좋은 나는 아버지 앞에 어떤 반찬이 놓이는가를 탐색하였다.


왠만한 음식은 엄마가 우리에게도 먹으라고 계속 권하셨는데 딱 한가지는 절대 권하지 않으셨다.


아주작은 종지안에서

참기름까지 두르고 손가락 두마디만큼만 담겨져 있는 그것 바로 명란젓.


엄마는 " 너희는 너무 어려서

이건 안먹는게 좋아. 어른되면 먹거라." 하셨다.

너무 궁금했다. 먹지 말라니까 더 맛보고 싶었다.


어느날,

부모님이 외출을 하셨을때 나는 이때다 싶어

냉장고를 스윽 열었다.

열심히 반찬 보관그릇을 뒤지다가 발견한건 손바닥만한 나무상자였다.

열어보니 핑크색 고운 명란이 줄지어 예쁘게 깔려있었다.


동생들을 꼬시기 시작했다.

" 아니, 이렇게 예쁜데 왜

우리한테는 안주시지? 우리 하나씩 먹어보자."


그런데 동생들은 혼날지 모르니 안먹겠단다.

그렇게 옥신각신 하는 사이 부모님이 오셨고 난 이제 오동나무 빗자루로 맞겠구나 싶었는데.


엄마는 반대로 배꼽을 잡고 웃으셨다.

왜지?

미리 선수쳐서 울고있던 내게엄마는 명란젓 하나를 입에 넣어 주셨다.

먹자마자 우웩 모두 뱉어냈다.


짰다. 정말 눈물나게 짰다.

그 후로는 아버지의 명란젓을

탐하지도 않았고 먹고싶지도 않았다.


내가 결혼하고 장이란걸 보러

갔는데 그 명란은 여전히 비쌌다.

엄마에게 전화걸어서

" 엄마, 명란젓은 아직도 비싸더라.

근데 그 소태를 왜 먹어? 난 이해가 안되"

했더니

" 얘, 명란이 얼마나 맛있는 고급 젓갈인데...그런데 짠 음식이라 어린애들은 안먹는게 좋다고 생각해서 니네들은 안줬던거지."

! 내가 자꾸 탐내니까 다시 손을 못대게 하려고 일부러 한줄을 다 먹이신거다.

그러셨구나...


조금씩 잘라서 참기름 둘러서 먹으면 입맛없을때 이보다 효자인 음식이 없다.


바로 그 명란으로 파스타를 만들면서

어릴적 나의 그 대단했던 식탐이 생각나 적어본다.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851rI4f3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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