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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사용 설명서

어니언 카레 & 감자크로켓



어니언 카레 & 감자 크로켓


감자 크로켓은

감자를 푹 삶아  후추와 소금 약간 넣고

치대듯 반죽하며 송편처럼 동그랗게 만들어  속에 모짜렐라 치즈를 한 알씩 넣어 빚어준다.

 계란과 빵가루만 입혀서 에어프라이어에서

20초정도 노릇하게 구워 낸다.


어니언 카레는

양파만 3개정도를 다지고 살코기 썰어넣고 달달

볶다가 카레 조각과 물을 조금 넣고 끓인다.

마지막에 우유를 부어준다.

고소한 어니언카레와 함께  감자크로켓을 낸다.

요즘 가장 맛있는 짭짤이 토마토도

살큼 구워 곁들인다.




요즘 이따금씩 아침에 일어날 때 아프다.

누군가 등짝을 때린듯 뻐근한다.

그래서 눈을 뜨면 바로 일어나지 않고

이런 저런 스트레칭을 한다.


이제껏 살면서

남편보다 늦게 일어난 일이 거의 없는데

이제는 눈을 뜨면

남편이 먼저 일어나서

살금살금 사과도 먹고 바나나도 먹고 있다.

( 재택 근무기간 동안)

그걸 알면서도  몸이 움직여지질 않는다.


하루가 다르게 내 몸이 달라짐을 느낀다.

지금까지는  힘들어도  눈 질끈 감고

벌떡 일어나서 막 움직였는데

이제는 그러질 않는다.


몇 년 전에 막내가 고 3일 

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세상이 빙그르르 돌았다.

천장과 바닥이 360도 회전하는 기분이랄까.

뇌 MRI 도 찍고 온갖 검사 후 내린 진단은

이석증이었었다.

어지러울 때 곧바로 병원가서 검사하니

누웠다 일어날 때 내 눈동자가 흔들린댔다.

사흘인가 꼼짝없이 누워 쉬었더니

다행히 증세가 없어졌었다.

그리고 의사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 앞으로 절대 열받는 일을 만들지도 마시고

열받지도 마셔야 합니다. "


지금은 그때의 끔찍한  어지러움증 이

재발하지 않도록 많이 조심하고 있고

다행히 그 후로 어지럽지 않다.


나는 쉴 줄을 모르는 사람이었다.

무언가 한번 시작하면

며칠씩 밤을 새면서 거뜬히 이겨냈었다.

신혼때는 회사다닐때였는데

이사하면서  1주일을 잠을 안자고

 짐정리를 했던 일도 있다.

그렇다.

나는 할 일이 보이면

먹지도 않고, 자지도 않던 사람이었다.

어릴때도 내게 주어진 과제는

화장실도 안가고 했었다.

그렇게 수십 년을 살아온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밥을 하다가도 힘들다 싶으면

소파에 잠시 눕기도 한다.

건조기에서 꺼낸 옷들을

즉시 정리하지 않고 쉴 때도 있다.

청소기를  돌리지 않은채 책을 읽을때도 있다.


늦었지만 나는

이제야 나를 다루는 법을 터득한 것이다.

<내 몸 사용 설명서>를 만들었다.

모든 일은 내가 하고 싶고, 내 컨디션이 좋을때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55세를 넘어서는게 참 힘겹다.

그래서 요즘 나의 일상도 매우 느려지고

스스로 기다려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남편의 저녁 설거지를

이제 마다하지 않는다.

비록 싱크대가 에버랜드 아마

되어 있더라도 말이다.^^


맑은 아침이다.

푸른 하늘 이고서 그림이라도 보러 가야겠다.

아름다운 것만 보고싶은

내 눈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날.


 < 내 몸 사용 설명서>대로 움직여 본다.


오늘도 굿모닝^^

https://youtu.be/z_CXBGfDa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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