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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4시 30분

spring rice♡



spring rice


내가 붙여본 이름.


봄볕 좋은날 베란다에서 말려 두었던

붉은 고추로 고추기름을 낸다.


쫑쫑 다진 두릅과 부추를 한 웅큼 다져 함께

볶다가 냉동시켜둔 쌀밥 녹여 함께 볶아준다.

마지막에 맛간장으로 간을 하고

 오랜만에 계란을

써니사이드 업으로 얹어 준다.


식구들은 계란 앞뒤 모두 반쯤 익혀줘야 좋아하지만 오늘은 내가 하고싶은대로 했다.

붉은고추기름의 맛과 향이

여름을 예고하는 맛이다.


( 까치의 저녁식사)


<어제 오후 4시 30분 기록>


저녁 준비 전에 아파트 뒷산에 오른다.


땅을 밟고 흙을 밟는 것은 기쁨이다.

아카시아 향이 굉장히 짙다.


오후인데 새소리가 귀에 가득 들어온다.

나는 왜 새소리를 아침에만 들을 수 있다고

생각을 했을까?

그 숲에서 까치 열 마리가 모여

무언가 계속 주워 먹는다.

어린 새끼들의 주린 배를 채워 주려고

어미가 찾아낸 곳인가 보다.

그래 , 넉넉히 먹고 오늘밤 잘 쉬거라

하는 맘으로 숨죽이는데

한 중년의 아저씨가 내 등위에서

" 까치예요?"  한다.

정적을 깨지 않으려고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 아저씨가 다시 묻는다.

" 까치예요? 아~~  까치구나"

놀란 까치들이 후두둑 떠나버렸다.

눈치없는  중년  아저씨때문에

까치가 식사를 다 못했다.


30분정도 오르면  나름 산정상이다.

잠시 정자에 앉아

 무사히 지나는 하루를 감사한다.


꽃이 진 자리도 충분히 아름답다.

잎파리 하나 하나가  

연두빛 설탕물을 뿌린듯 보드랍다.

가느다란 핏줄이 어린다.

봄의 혈관이다.

부는 바람에 몸을 맡겨 흔들리는듯 하지만

꺾이지 않는 우아함을 가르쳐 준다.


땀방울 맺힌 이마에

향기 실은 바람이 가만히 손을 댄다.


좋다.


어제 오후 4시 30분이었다.


오늘도 굿모닝 ^^

https://youtu.be/8pe2Rl2UF2g

< 맛간장 만들기>

https://brunch.co.kr/@myeonglangmom/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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