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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이야 배신!

대보름 나물 & 오곡밥 ♡



정월대보름이다.


냉동실 뒤져서 말린 나물들 찾아내

불리고 볶고

부랴부랴 무 한개 사서 강판에 채썰어 볶고

찹쌀, 찰기장, 팥, 검정콩, 흑미등을 넣고

찰밥 지었다.

대구살 노릇하게 굽고

시원한 백김치랑 함께 차렸다.


막내가 지난 학기에 애써 만든 작품들을

아까워서 숨겨 두었다가

오늘 깨끗이 씻어서 음식을 담았다.

별거 아니지만 영양가 좋은 나물밥상은

보기만해도 건강해지는듯 하다.




다음주에 3년만에 비행기를 탄다.


좀 예뻐보이고는 싶은데

미용실가기가 너무 귀찮다.

퍼머는 고사하고

길어진 머리를  자르기라도 해야 하는데

 어쩌지...하니까  

김트리오 1호가 가위를 들고 나선다.


머리에 물을 적시고 오라면서

분명히 잘 자를 자신있다 했다.

과감히 숭덩숭덩 자르는 소리가 들렸는데

어쩐지 오른쪽으로 갈수록 머리가 뒤로

당겨지는 느낌이 들었다.

불.안.했.다.


그때 김트리오 2호가 나타나더니

비명을 지르며 경악을 금치못한다.

갑자기 유튜브를 막 뒤져서

1호를 혼내기 시작한다.

" 아빠! 잘못 잘랐어~~  큰일났네. 엄마 머리

오른쪽이 짧아졌어."


가위는 2호 손으로 옮겨갔고

오른쪽 왼쪽 맞추다가

갑자기 이 어미에게

 머리를 앞으로 가져오라더니

앞쪽에서 뒷머리를 자르기 시작한다.

아빠가 이미 망쳤으므로

자기는 수습이 어렵다면서...


얼추 그리고 대충 마무리되나 싶었는데

방에서 3호가 나오더니 가위를 이어 받는다.

"  모두 비켜. 마지막 정리는 내가 하지"


머리를 감으며 고개를 숙여보니 내머리는

쥐파먹은 형상이고

 불평하면 김트리오가 다시 가위들고 덤빌까봐 내가 조용히 정리하고 끝냈다.


이제 꽃만 있으면 된다.

왼쪽? 오른쪽? 어디 꽂을까?


< 보름 나물  레시피입니다^^>

https://brunch.co.kr/@myeonglangmom/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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