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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소개합니다

오이 샌드위치 ♡

 오이 샌드위치


오이는 도톰하게 어슷 썰어서

소금을 뿌려 살짝 절인후 물기를 뺀다.


계란을 4개정도 풀어서

쯔유 조금, 설탕 조금 넣어서

달짝지근한 지단을 부친다.


식빵에 마요네즈 바르고

홀그레인 머스터드에 꿀을 섞어 발라주고

샌드위치 햄, 절인 오이를 얹고

다시 식빵 올리고 마요네즈 바르고

계란 올리고 식빵을 덮어준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준다.



어제는  남편이 38년간 근무했던 회사에

마지막으로 출근한 날.


회사에서 퇴임식하고 거한 점심을 먹는다길래

간단히 샌드위치를 준비했어요.

마지막으로 출근시키는 아침식사라고 생각하니

코끝이 찡했어요.


남편은 대학다닐때부터 삼성과 인연이 되어  군복무대신 근무했었기 때문에 총근무 연수가  38년이나 된답니다.

단 한번도 지각해 본 적이 없고 ,직원들에게

큰소리도 낸 적이 없는 인자한 상사였고,

재직기간 동안  세 명의 그룹 회장이 바꼈고.

강산이 3번도 넘게 변했지요.


몇 번을 물어봐도 남편은 그냥  후련하다는데

오히려 내가 몇 달간 마음이 두근거리고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기분이 들었어요.

퇴임식날 아침에 나는 뭐라고 이야기해 줄까..

혹여라도 내가 눈물 쏟아지면 어쩌지...

마음이 약한 탓에  많이 고민했어요.

드디어 그날이 왔고

나는 애써 깔깔 웃으면잘 다녀오라고 말해주었어요.



남편은 정년퇴임과 함께 환갑도 맞이했답니다.


며칠전 딸들이 몇 달간 용돈을 모아 조촐한 환갑파티를 준비해 주었어요.

롯데호텔 38층에 들어섰는데

딸들이 격하게 아빠를 안아주더라고요.

( 역시 딸은 꼭 있어야 해)

우리 세 여자는 각자 편지를 읽어 주었어요.

근데... 결국 셋 모두 울면서 읽었어요.

그건.... 남편에게  아빠에게

정말 고맙고 감사한 마음때문이었어요.

큰 아이가  앞으로는 아빠가 좋아하는 영화를 실컷 보라면서 노트북을 선물했어요.

아이들은 아빠에게 직접 만든 상장도 주었는데

나에게도 상장을 주면서 " 아빠, 이게 다 엄마덕분이야~~ 엄마의 희생으로 아빠를 잘

키운거야~~" 그랬어요.ㅎㅎㅎ


금으로 만든 자랑스런 감사패를 집안에서 제일

잘 보이는 곳에 세워두었답니다.

결혼하여 30년간 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새벽밥을 지었고 , 남편은 든든히 배를 채우고

나가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해주었어요.

아이들은 그런 아빠의 성실함을 보았으니

앞으로 아빠처럼 잘 살아갈거라 믿어요.


몇 달 동안 저는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마음이 싱숭생숭하여

도통 마음이 안정되지 않았고,

정년을 앞두고 소소하게 주변을

정리해야할 일들이 많았답니다.

아직까지 진행중이고요.

이제 시간이 아주 많아진 남편과

하나씩 마저 정리하려고 해요.^^


바램이 있다면

인생의 반을 가족을 위해 희생했던 남편이

지금부터는 스스로를 더 아끼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들을

도장깨기 하듯이 해나가면 좋겠어요.


오늘 깨달은 중요한 한가지는

제가 남편을 존경하고 있다는 점이네요.

그동안  수고 많았어요.


https://youtu.be/I2IhHG8Xhq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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