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40년전 시월의 마지막 밤  무슨 일이  있었냐면

매콤 오징어 볶음♡

 

매콤 오징어볶음


센 불에 기름을 두르고

버섯, 애호박, 당근, 양배추 등등 야채를

볶아서 덜어내고

곧바로 오징어만 넣고 기름에 볶아준다.


볶아놓은 야채와 오징어를

채반에 걸러 육수를 분리한다.


팬에 육수, 고추장, 고춧가루, 진간장,

맛술 조금, 올리고당 조금,후추 조금 넣고

바글 바글 졸이듯이 잠시 끓이면서

어느정도 수분이 증발하면

야채와 오징어를 넣고웅

휘리릭   섞듯이  볶아낸다.


오징어, 낙지, 쭈꾸미 모두 볶을때

물이 생기는걸  안좋아 한다.

이런 방법으로 볶으면

맛집 오징어볶음처럼 먹을수가 있다.


우우우우~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은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한채 잊혀져야 하는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어김없이 시월의 마지막 밤이 왔다.


1월의 마지막 밤, 2월의 마지막 밤...

주욱 가사를 바꿔보지만

10월의 마지막 밤이 가장 입에 착 붙는다.

참 신기한 일이다.


매년 10월의 마지막 날있어

매번 가슴이 두근거리고

알 수없는 쓸쓸함이  묻어난다.


시월의 마지막 날이면

이 노래가 곳곳에서 들려서

온국민이 달력을 보지 않아도

오늘이 그날이구나  알 수 있으니

그 공이 크다.


중학교때 이 노래가 나왔다.

어느날 이용이란 가수가 등장하여

퍼머머리에 사각형 금테안경을 끼고 나와서

코를 찡긋하면서 목청이 터질듯

열창을 했더랬다.


그당시 여학생들은

조용필파와 전영록파로 나눠졌는데

갑자기 이용파가 등장하면서

전영록파였던 나는 소위 갈아타기를 하여

이용파가 되었다.


이용사진이 부록으로 들어있는 잡지책은

모조리 사들여서 용돈을 탕진했다.ㅎㅎ

집안일을 돕고 엄마에게 받은 돈을 모아

한달에 한번 광화문 몽블랑에 가서

이용사진으로 책받침을 만들고

이용사진으로 만든 연습장을 사고

소위 덕후가 되어가고 있었다.

다행인건 그런 중에도 성적은 잘 유지해서

엄마가 많이 눈감아 주셨다.


어느날  여느때처럼

쉬는시간에 이용에 대한 소식들을

친구들에게 전파하고 있는데

한 친구가 나를 복도로 불러냈다.

전영록파를 이끌던 친구였다.

" 야! 너 어떻게 영록이 오빠를 버릴수가 있어?"

" 응... 종이학 천마리 접는게 힘들어.

그만 접으려구."


그때 전영록의  < 종이학> 이란 노래가

인가가 있었는데  전영록파인 친구들은

쉬는시간마다 모여서 종이학을

접어서 천마리가 되면 전영록에게

보내자 했다.

그러던 중  < 잊혀진 계절> 이란 노래를

알게됬고 처음으로 팬레터를 써봤는데

답장까지 받은것이다.

힘들게 종이학을 접지 않아도

답장을 받을수 있다니...

이것이 내가 갈아탄 이유였다.


그날도 밤새 잊혀진 계절을 듣다가 잠들었는데

아침에 엄마의 큰소리에 잠이 깨서나가니

우리 현관문에 누가 매직으로

< 영록이 오빠를 버린 배신자네집> 이라고

써놓은 것이다.

범인이 짐작은 되었으나 엄마에게 말하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것 같아서

말하지 못했다.

회초리 몇대 맞을 각오하고 있었는데

엄마도 좋아하던 가수가 있었다고 하시면서

용서해 주셨다.


40년 전 시월의 마지막 밤에 있었던

현관문 테러사건이다.


https://youtube.com/shorts/pc9XETIc0fc?si=kLcIcHgQRVNTC2G4




매거진의 이전글 늦잠도 자 본 사람이 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