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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인정하면 되지머

마늘 3키로가 얼마나 많은가 하면



요즘 나의 감정상태가 좋지 않았다.

곰곰 생각하면 누굴 탓할 일도 아니고

저 사람은 저렇구나 인정하면 될 일인데

그게 쉽지 않았다.

감정의 실타래가 꼬여 있었는데

사실은 정확하게

내 감정을 한마디로 단정지을 수가 없었다.


어제 집근처에서 친구를 만났다.

그동안 누군가를 만나도 머리가 무겁고 답답해서 1시간 이상 마주하기가 어려웠는데

어제는 그 친구를 만나 거의 6시간을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친구는 내 감정을 정확히 꿰뚫어 주었다.

" 지금 너에게 가장 필요한건 <인정> 인것 같아."


그 말을 듣는 순간 울컥했다.

난 상대방이 실수를  인정하길 원하고

나를 인정해주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었던 것.

그러고 보니 나의 MBTI도  인정욕구가 아주

강한 사람이었다.

나를 인정만 해주면 그사람을 위해 하늘의 별을

딸 수 있는 사람이다. 어디 별뿐인가, 달도 따고

달나라 토끼도 데려올 수 있다.


뜬금없지만 마늘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난 다진 마늘을 사먹지 않는다. 예전에 뉴스에서

다진마늘 판매상이 파지(  상한 마늘 ) 를

싸게 사서 다져 팔았다는  소식을접하고

그 후로는 힘들지만 통마늘을 사서 직접 까서

냉장 보관하면서 음식할때마다 몇알씩 꺼내어

칼로 다져 먹는다.


며칠전에 costco에 갔는데

껍질을 까놓은 마늘이

800g에 만원이 넘었다. 이번엔 이걸 먹어볼까

하다가 고개를 돌렸는데  3kg  한 자루에 25000원인 것이 보였다. 욕심이 났다.

그래서 2자루를 사왔다.

물에 담가놓으니 마늘 6kg은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이렇게 많을줄 몰랐고 엄두가 나질

않았다.


물에 불려서 꼭지를 자르고 껍질을 홀랑 벗겼다.

하루종일 껍질을 까고 씻고 물기를 뺐다.

초퍼에 넣고 부앙~~~  가는 순간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거친 껍질은 사라지고 하얀 속살이 보이고

갈면서 전혀 다른 모양으로 쏟아지는 마늘을

보면서 '나' 처럼 느껴졌다.

지퍼백에 야무지게 담아 냉동실에 쟁였다.

신선한 마늘을 이렇게나 많이 다져놓은 내자신이

대견해서 스스로 칭찬했다.

'  그래...  난 이런 사람이었지. 누가 인정해주든

안해주든 내가 나를 인정하고 내가 내 편인걸...'

위로가 되었다

온 집안과 손톱이 마늘 냄새였고 , 남편도 돕느라 고생은 됬겠지만 나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난 주말의 일이었다.


암튼 올 겨울 마늘 걱정은 없다.

냉동실에 자리잡은 마늘을 보면서

내 마음도 속히 제자리로 돌아오길 바래본다.


오늘도 춥구나.


https://youtu.be/_5Ud0sKPV-k?si=u6WmZUskf3SnQzF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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