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행복론』 변화하는 미래사회, 개인은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
최근 가상현실(VR) 기술이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가상현실은 사용자가 마치 다른 세계로 순간이동을 한 것과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굉장히 뛰어난 몰입감을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죠. 이러한 가상현실의 장점은 단순히 게임뿐만 아니라 가상으로 해외 유명 관광지를 여행한다던지, 가상의 스튜디오를 만들어 미술이나 작곡과 같은 예술 활동을 할 수도 있고, 방 안에서 스포츠 경기나 공연을 실시간으로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게 해줍니다. 또한 최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의 경우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한 쇼핑 서비스인 바이플러스(Buy+)를 개발하고 있어, 이 VR로 만든 공간이 새로운 상거래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가상현실로 가능한 것들: https://www.youtube.com/watch?v=MuFlApdxyJg
미래예보 <알리바바가 그리는 쇼핑의 미래, VR쇼핑몰> 편: https://www.youtube.com/watch?v=a-J1_f7r7nc
또한 현실세계에 가상의 물체를 섞는 증강현실(AR) 기술의 경우에도 최근 많은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과거 어색하게 가상의 물체가 합성이 되었던 것과는 다르게, 현재 개발되고 있는 증강현실의 경우에는 실제 공간을 3D로 스캔을 한 뒤 그 공간의 구조를 그대로 살려 훨씬 자연스러운 가상물체 합성이 가능해지고 있어 앞으로 교육, 디자인, 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MS 홀로렌즈: https://www.youtube.com/watch?v=McQlWAxTTZg
하지만 사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이 이렇게 주목을 받기 전에도 우리는 꾸준히 가상의 세계로 생활공간을 넓혀오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손으로 작성하던 문서를 디지털로 작성하고, 편지와 전화 대신 이메일과 메신저를 사용하고, 실제 쇼핑몰 대신 온라인 쇼핑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등 많은 일들을 온라인, 그리고 디지털이라는 가상의 세계에서 행하고 있죠.
그렇다면 우리가 이렇게 생활공간을 가상의 세계로 확장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가상세계에서의 활동이 우리의 돈과 시간을 절약해주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과거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에는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장거리를 이동해서 꼭 그곳에서만 물건을 구매해야만 했죠. 예쁜 옷을 사기 위해 새벽 동대문 시장에 가야만 했고, 특히나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원하는 물건을 사기 위해 1-2일의 시간과 교통, 숙박비를 들여 서울에 올라와야 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또 과거에 물건을 판매할 때도 역시 현실 세계에 매장을 오픈해야 했지만 이제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 팔고자 하는 물건을 홍보하고 온라인 결제로 판매까지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비용 역시 이제는 거의 ‘제로’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워드프레스나 윅스 등 무료 온라인 홈페이지 구축 서비스를 이용하면 누구나 손쉽게 자신만의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최근에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라고 해서 실제 매장을 오픈해 열심히 운영하던 소상공인들이 장사가 잘될수록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리는 바람에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건물주로부터 쫓겨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온라인 홈페이지의 경우 그런 임대료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어, 자금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기에도 위험부담이 크지 않은 ‘기회의 장소’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크리스 길아보가 쓴 ‘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가 바로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그 책의 주된 내용은 인터넷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어 자신의 사업을 홍보하는 데에는 비용이 크게 들어가지 않으니 온라인의 장점을 이용해 부담 없이 사업을 해보라는 것입니다. 그 책은 또 비행 마일리지로 공짜 비행을 하게 도와주는 컨설팅 사업부터 시작해서 에버노트의 매뉴얼 제작 사업이나 음악 교사들을 위한 학생관리 프로그램 판매 사업 등 다양한 실제 성공사례들을 담고 있습니다. 보통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든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가상의 공간을 이용하면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사업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 세상이 된 거죠.
그뿐만 아니라 현실을 시뮬레이션해주는 가상세계 기술 또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 비행이나 우주에서의 활동 대신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가상으로 비행기를 조정하고 우주의 미션을 수행해본다던지, 가상의 군사훈련, 그리고 고소공포증이나 전쟁 등 충격적인 사건 후에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심리치료를 할 때 가상현실을 이용하는 등 이러한 시뮬레이션 기술은 실제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고 수많은 돈을 절약해주는 효과를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가상현실 심리치료 사례: https://www.youtube.com/watch?v=YF3eA1W6hXs
이렇듯 가상의 세계는 현실의 세계를 뛰어넘는 장점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실세계는 희소성을 중심으로 경제가 돌아가기 때문에 한정된 자원과 한정된 토지 등을 둘러싼 국가와 사람과의 경쟁과 빈부격차, 그리고 무분별한 자원 소비로 인한 쓰레기 증가와 환경오염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가상의 세계에서는 거의 공짜의 비용으로 무한의 가상물체를 생성할 수도 있고, 마음만 먹으면 그 안에 게임 공간을 만들 듯 새로운 공간을 무한으로 만드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게다가 이렇게 가상의 공간을 구성하는 데에는 환경오염도 유발하지 않으니 앞으로도 계속 인류는 생활영역을 가상의 공간으로 확대해 가거나 어쩌면 아예 가상의 공간으로 생활공간을 이동해버릴지도 모르죠.
페이스북이 만드는 소셜 VR 세계: https://www.youtube.com/watch?v=XckHt9LPo90
그렇다면 이러한 원자의 세계에서 비트의 세계로의 이동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될까요? 과거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달하던 시기에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만지는 우리의 손가락 정도가 가상세계를 활동하고 있었다고 한다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의 발달은 드디어 우리의 중요한 감각기관인 눈이 가상의 세계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오큘러스 리프트나 HTC 바이브와 같은 하이엔드급 가상현실 기기에는 나의 손을 가상현실에서 구현해주는 컨트롤러가 있어, 가상의 세계에서 내 손을 움직여 물건을 잡는 것도 가능하며, 그 밖에도 내 몸 전체의 움직임을 구현해주는 다양한 기기들이 발달하고 있어 앞으로 우리 몸 전체가 가상현실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겁니다. 그다음은 촉각, 후각 등 감각을 느끼게 해주는 기술,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뇌와 가상세계가 직접적으로 연결이 되는 단계에까지 이르겠죠.
가상현실 주변기기 모음: https://www.youtube.com/watch?v=rpG1dilxSSk
그 단계가 된다면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들에 한계가 사라지고 상상력이 세상을 구성하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것입니다. 어쩌면 완력이 권력을 이루던 시대가 현재 지식이 권력을 이루는 시대로 변했듯 그때가 되면 상상력이 권력을 이루는 시대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것이 플라톤이 주장한 것처럼 우리가 타고난 이데아를 토대로 세상을 보는 것인지, 아니면 경험주의 철학자들이 이야기하듯 경험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인지에 대한 뜨거운 철학적 논쟁이 다시 한번 펼쳐질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