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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연 Jan 28. 2021

#12. 리더

종종 리더는 무엇인지 나는 어떤 리더가 되고 있는지, 아무튼 리더에 대해서 생각보다 자주 고민하고 있다. 단순히 누군가를 이끄는 부서장 혹은 업무지시자 같은 범위를 넘어서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근래 들어 이런 생각이 많아질수록 이런 것이 자연스러운 건지, 내 주변의 어떤 상황이 나에게 그런 생각을 안겨주는지 궁금해진다. 혹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소위 짬이 늘어간다고 그런 건가 싶을 때도 있다.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어렸을 때는 리더 하면 군더더기 없이 멋있어 보였다. 나도 빨리 올라가고 싶은 자리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리가 주는 책임을 인지하며 예전처럼 무턱대고 올라가고 싶어 하지는 않았다.


나는 어떻게 보면 참 운이 좋은 편이었다. 내게 리더란 멋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비출 수 있는 사람들이 항상 곁에 있었다. 여기서 멋있는 사람이란 직책이 주는 허울을 쓴 사람이 아닌, 뭐가 되었든 그 자리에 대한 책임을 다 하는 깔끔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최근까지만 해도 나는 리더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오늘, 나는

1. 리더가 잘못되면 어떤 상황이 오는가를 두 번째로 느꼈고

2. 그 상황을 인지하는 내 멘탈이 이렇게 쿠크다스일 줄 몰랐다.


어떻게 보면 타산지석이라고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 할 수도 있었겠으나, 근 일주일 간 내가 목격한 것들은 그것이 정말 상식적인 것인가 하는 내 가치관의 근본을 세게 흔들었다. 리더에도 단계가 있는데, 최상위 리더가 훌륭할지언정 나와 근접한 위치에 있는 리더가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마치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것 같은 느낌인 것이다.


하루를 정신없이 보냈는데 뭘 했는지 기억에 남지 않고,

소나기처럼 쏟아져 내리는 일에 시간적인 지연이 생겼고,

앞으로 뛰고 있는 줄 알았는데 제자리인 느낌이다.


가까스로 흩어진 정신줄을 붙잡아 정리하고 집에 돌아와 오래된 불면증을 벗 삼아 이렇게 또 글을 쓴다. 그리고 맥주를 마시는 느낌으로, 콜라 한 캔을 단숨에 비웠다.


오늘이 금요일이면 좋았을 것을. 여러모로 심란한 날이다. 그 와중에도 시린 바람 속 달은 너무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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