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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 연 May 28. 2021

#13. 그리움이 그려내는 감정

사람의 감정은 바이러스와 같다.
전염성이 강한 그 부분이 말이다.
행복한 감정이 충만할 때는 생기가 돌고,
속상한 감정이 가득할 때는 몸살이 온다.


잊을만 하면 꿈을 꾸었다.
지나간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너와 함께 하고 싶었던 그 모든 순간들을.
예전에는 꿈에서 깨고 나면 속이 상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꿈으로 남을 수 밖에 없었는지 알 길이 없어서.
하지만, 요새도 가끔 네 꿈을 꿀 때면
도리어 궁금해진다.
이것이 설명할 수 없는,
네가 내게 보내는 인사인가 싶어서.


예전에도 지금도
글 쓰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예전에는 감정을 적어 보였다면
지금은 그 남는 흔적이 보기 어려워
종이에 사각거리며 글 쓰는 횟수가
나날이 줄어만 갔다.


처음 살아가는 인생에
완벽한 게 어디 있겠냐마는
그래도 정답이라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불안하지 않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살다보면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을
겪어내는 동안에는 어떻게 해야
스스로를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어째서 언제나 내 길이
제일 어려워 보이는 걸까.


꿈에서 너를 만났다.
너는 5년 전 모습 그대로였다.
그리운 내 마음이 꿈에서 너를 그려낸 건지
나는 알 길이 없었다.


너는 마치 우리가 어제 오늘 본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나에게 커피를 권했다.
그 무의식 중에서도 오랜만이라는
그런 느낌이 강했던 나는
커피 광고 모델이 되어 내 앞에 나타난 네가
무척이나 자랑스러웠다.


뭉클한 마음에 네게 말을 붙였다.
커피 광고 모델도 하고, 남자가 다 되었다고.
그런데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와서
담담하게 커피를 타 줄까 했던 너는
정작 나의 대화에는 답이 없었다.
마치 내가 눈 앞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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