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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구 aGu Jul 08. 2021

"넌 내게 무해한 사람이구나."

최은영, 『내게 무해한 사람』

내게 무해한 사람 (최은영)


읽고 좋았던 책은 구매해 소장해요. 곁에 두고 여러 번 꺼내 보고 싶어요. 시간 지나 다시 보니 느낌이 또 달라요. 그 사이 너와 나의 관계 속에서 ‘마음을 채우고 흘러가는 감정들’을 뒤늦게 발견해서일까요. 내게 무해한 사람의 위로가 필요해서일까요. 나누고 싶은 이야기, 마음을 빼앗긴 문장이 더 많아요.


좋은 소설을 읽으면 행복이 차올라요. 좋은 작가를 알게 되어도 그래요.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지?, 어떻게 이런 글을 적을 수 있지?’ 샘하는 마음은 안 들어요. 흉내 낼 수 없는, 범접할 수 없는 무엇이 있어요. 진솔한 문장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어요. 어렴풋이 품고 있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말해줄 때 오는 쾌감이 있어요. 『내게 무해한 사람』과 최은영 작가가 그래요. 


넌 내게 무해한 사람이구나. 그때가 미주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 미주의 행복은 진희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진희가 어떤 고통을 받고 있었는지 알지 못했으므로 미주는 그 착각의 크기만큼 행복할 수 있었다. - 최은영, 『내게 무해한 사람』


누구나 관계 속에서 상처 받고, 상처를 줘요. 내가 뱉는 말, 내가 적는 글이 누구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어요. 무해한 위로를 건네고 싶고,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참 쉽지 않아요. 당신이 내게 무해한 사람일 수 있는 건 날 아끼는 마음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가 당신의 아픔을 모르기 때문이기도 해요. 그래서 말인데요. 당신 마음에 공감할 수 있도록 제 마음을 잘 돌보고 싶어요. 제 마음을 돌볼 수 있어야, 당신 마음도 잘 살필 수 있다고 믿어요. 


며칠 글을 쓰지 않으면 글을 쓰는 근육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고 글쓰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적은 양이라도 쓰려고 해요


최은영 작가 말이에요. 저도 꾸준히 쓰고 싶어요. 나를 쓰게 만드는 당신과 함께하고 싶어요. 토크가 서로에게 가닿아 좋은 영감을 주고받으면 좋겠어요. 아름다운 것들을 함께 계속 말하면 좋겠어요. 빈틈 사이로 따뜻함이 스며들어 위로가 되면 좋겠어요. 나에게도. 내게 무해한 당신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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