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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김밥 Jun 02. 2018

응답하라, 나경원!

나경원 의원님께 드리는 4가지 질문

10여년만에 이 땅에 ‘남북대화’라는 훈풍이 불고 있다. 전혀 새로운 형태의 ‘북풍’이다. 세상이 바뀌었음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전 세계가 남북 두 정상의 만남에 집중했고, 2차대전 이후 시작된 ‘냉전’의 마지막 전장인 이 곳 한반도에도 평화의 기운이, 희망이 싹트고 있다. 핫라인이 개설되었다. 남북간 시차가 통일되었고, 전선의 확성기들이 사라졌다.      


1948년 분단 이후, 담을 쌓고 살아온 지 70년이 되었고, 그 중 3년은 죽기살기로 싸웠던 비극을 생각하면, 그 동안의 오해와 적대를 해소하고 평화의 시대를 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수많은 난관들이 있을 것이고, 지금도 그 난관들이 보인다. 하지만 ‘대화’와 ‘협력’만이 이 모든 난관을 뚫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믿는다. 전쟁은 공멸이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의 견해는 많이 다른 것 같다.     



(문재인 정부는)“북한과 짝짜꿍을 해서 한반도를 통째로 사회주의화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관련기사)


(남북정상회담에서)“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인권문제 반드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핵심은 대북제재다”

(관련기사)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 뉴스1


남북간 대결의 역사를 화해와 협력의 역사로 바꾸는 가장 중요한 무기가 ‘대화’라고 생각하는만큼, 우리 또한 대화를 통해 서로간의 견해의 차이를 알아보고 간극을 메우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래서 몇 가지 질문을 해보고 싶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간극을 줄여나가는 것, 이것이 북한과 다른, 우리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우월성이리라.  



   

1. 나경원 의원님께서 생각하시는 ‘사회주의’는 무엇인가? 어떤 국가가 ‘사회주의’국가인가? 프롤레타리아 독재국가인가? 노동자간의 국제주의, 국제연대를 주장하는 국가인가? 아니면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배급제를 실시하는 국가인가? 

마르크스가 이야기한대로 “자유로운 생산자들의 연합”이 국가를 경영하는 형태인가? 북한은 ‘사회주의’국가라고 할 수 있는가? 의원님의 ‘사회주의화’라는 비판이, 아무런 학술적 근거가 없는 주술적 용어는 아니길, 철지난 ‘색깔론 공세’가 아니길 바란다.     


2. 북한인권, 중요하다. 그런데 자유한국당도 그리고 의원님도 ‘북한’인권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이명박 정부시절 있었던 민간인 사찰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셨는가? 삼성에서 일하다 스러져간 반도체공장 노동자들을 위해서 귀 당에서 얼마나 많은 활동을 했는가? 이것은 인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노동자 고(故)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 ⓒ반올림


광주항쟁의 책임자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압의 책임자로 ‘전두환 씨’를 지목한 미국 국무부의 비밀문서가 한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관련기사)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진상규명에 찬성하는가? 그 당시의 상황을 다 알고 있었던 미국 정부를 비판하실 의향은 없는가? 의원님의 ‘북한인권’ 문제제기 비판이, 보편적 인류애에 기초한 것이기를 바란다. 한국에도 일본에도 미국에도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는 것이기를 바란다.  

   

3. “핵심은 대북제재다.” ‘북한인권’을 강조할 때, 그것은 물론 북한의 권력층보다는 북한의 일반 국민들의 인권을 지칭하는 것일 게다. 하지만, 어느 한 사회가 고립되고 경제침체가 발생할 때,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그 사회의 약자들이고, 서민들이다. 여성들이고 어린 아이들이다. 강력한 대북제재는 북한 정권을 압박하는 효과도 있겠지만, 그 전에 먼저 수많은 북한 국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권은 압박하면서, 북한 서민만 골라잡아 혜택을 줄 수 있는 ‘신박한’ 방법이라도 있는가? 먼 훗날, 북한의 주민들이 ‘제재 때문에 우리도 정말 힘들었다’고 이야기한다면, 어떻게 답변하겠는가? 그 때, 잘 대답하실 수 있기를 바란다.     


4.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해 2월 종편의 한 시사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북핵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 핵 배치’와 ‘북 핵무기 선제타격’. 현실적이지도 않고 이상적이지도 않다. 그리고 평화통일은 한국당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이지 않는가. 그런데 이런 인식을 가진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가 되었는데, 김문수 후보가 천만 서울시민의 안전을 책임질 적임자라고 보는가. 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를 바란다.


채널A <외부자들> 방송화면. 2017년 2월.




교전 중에도 협상하고, 협정이 이뤄진다. 그렇게 3년간의 한국전쟁도 휴전을 맞게 되었다. 힘으로 쟁취하는 평화는 차선이고, 대화로 만드는 평화는 최선이다. 10여년 만에 찾아온 이 기회가 물거품으로 돌아가기를 바라지 않는다. 그건 의원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 더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쟁해서, 서로 간의 접점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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