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향연속나비 Dec 07. 2016

기념품과 기억

나의 오만함


딸랏롯빠이를 둘러본 후,




LP 판을 기념으로 사갈래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태국' 여행인데 전혀 가늠할 수 없는 누군가가 아닌 다수가 참여된 JAZZ 앨범이라니!

심지어 어떤 음악인 지도 모르고, 턴테이블조차 없다고 한다. 그저 벽에 걸어놓기 위함이라고 한다.


숙소로 돌아가는 로컬 버스 안


아무리 외국이고 혼성 도미토리 8베드라지만 혼자 여자이고, 말 끝마다 FU**으로 끝나는 외국 친구들 때문에 급하게 옮긴 호스텔 로비에서 나오던 Creed의 with arms wide open에 가슴이 철렁하여 "I Love it!"을 외쳐버렸다. 직원들은 쾌활히 웃으며 안경을 쓴 남자 직원을 가리키며 "이 사람이 선곡했다."라며 한국말로 똑똑히 '아저씨'라고 놀리더라. 절대 인정할 수 없는 나는 애교 듬뿍 담아 'nono, he is 오빠!'라고 반발했다. 크리드를 듣는다고 아재가 되어버리는 건 너무 슬프니까.


그리고 지금 LP 판을 기념품으로 집어 든 친구의 선택이 너무나 훌륭했음을 느꼈다.(지금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던 오만했던 내 행동에 쥐구멍으로 들어가고 싶을 뿐이다.)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통계를 들여다보고 있던 중 흐르는 크리드의 음악에 멜로디, 사운드 따위 뻔한 것들이 아닌 오빠라는 단어에 빵 터져서 웃던 그들의 모습이 그림처럼 떠올랐으니까.




음악은 듣는 것뿐이 아닌, 볼 수 있는 훌륭한 매개체임을 또 한 번 경험을 통해 배웠다.




친구녀석이 선택한 LP판 기념품


네가 옳았다.

Thanks @




괜히, 뜨문뜨문. 찍은 사진들이 내가 선택한 기념품이구나 싶어 다시 보게 된다.

벌써 다음 여행지를 티켓팅해놓은 건 아마도 정말 잘한 일.



잊고 싶지 않다. 내가 보고 느낀 것들, 그리고 인연들.






작가의 이전글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