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걷고 있는 당신을 되새기며
움직임은 그 자체로 이미 예상된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리가 움직일 때 우리는 어딘가를 '향해' 움직이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 구조를 상실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거기에 있지만 동시에 거기에 있지 않다. 우리는 이미 어딘가로 가는 중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구조를 잃는 것을 멈추려면 우리는 그대로 멈춰 결코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움직이면 우리는 더 이상 온전할 수 없고, 우리가 온전하다면 우리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 그런데 너를 봤을 때 나는 뭔가 다른 것을 느꼈다. 분명 너는 움직이고 있었지만 동시에 그냥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 같았다. 정말 이상하지 않은가?
나는 너를 눈여겨보았다. 너는 분명 다른 이들과는 달랐다.